원전 돌아오자 탄소가 줄었다

작년 2.8%↓…2년 연속 감소

1720만t 줄어 13년만에 최저
원전 확대로 화석연료 대체
지난해 한국의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이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공장 가동이 늘었음에도 원전 가동 확대 등을 통해 화석연료를 대체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난해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주요 4대 부문 탄소 배출량 추산치를 공개했다. 통상 전년도 잠정 배출량은 매년 6월 말께 공개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추산치를 미리 내놨다.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대 부문 탄소 배출량은 총 5억8860만t이었다. 2022년(6억580만t) 대비 1720만t(2.8%) 줄어든 것으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2022년에도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배출량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2021년(6억3130만t)보다 2550만t(4.0%)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발전산업을 포함한 전환 부문의 배출량이 지난해 2억370만t으로 전년(2억1390만t) 대비 4.8% 감소했다. 산업 부문도 지난해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석유화학 공장 가동률이 높아졌는데 배출량이 2억4470만t으로 2022년(2억4580만t)보다 0.4% 줄었다. 건물과 수송 분야는 4520만t과 9500만t으로 각각 전년 대비 6.4%, 2.9% 감소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은 원전·신재생 등 무탄소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화력 발전을 줄인 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며 2021년 158TWh(테라와트시)이던 원전 발전량을 2022년 176.1TWh, 지난해 180.5TWh로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이 유지됐으면 지난해 탄소 배출량이 증가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노후 고로 폐쇄, 청정 원료 전환 등 기업들의 탄소 감축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강경민/곽용희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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