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본부장 "R&D 비효율 있는 부분 과감히 예산 뺄 수 있어"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9일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과 관련해 "비효율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예산을 뺄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필요한 곳에 예산을 넣고 불필요한 부분을 빼는 게 혁신본부가 해야 할 작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류 본부장은 지난달 23일 혁신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확정하면서 R&D 투자 확대에 나서는 한편 보조금식 R&D는 조정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류 본부장도 이와 비슷하게 올해도 사업을 평가해 조정이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이다.

류 본부장은 "올해는 더욱 소통을 늘려 어떤 분야를 더 (투자)해야 하고, 줄여야 하는지 부처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을 4월에 거치게 될 것"이라며 "작년에는 그런 과정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면 (올해는) 그렇게 논의하면서 예산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R&D 예산 규모에 대해서는 "정부의 재정정책을 감안해 총지출을 정하고 분야별로 얼마만큼 할지는 기획재정부에서 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규모 자체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께서도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정부 R&D 예산 제도가 기술 발전을 인지하고 쫓아가기에는 늦는 게 사실"이라며 R&D 구조 개혁과 예비타당성 조사제도 개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면 재난이 발생하거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 쓰는 예비비라는 제도가 있는데, 이를 R&D에도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타 부분도 당연히 고민하고 있고, 그 결과가 획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러 시각이 있기 때문에 어느 지점을 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토하는 안에는 예타 제도 폐지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재정 당국이나 여러 이해관계자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안을 준비해 곧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올해는 의견을 다 듣고 조합해 판단하고 결정하려고 해서 조금 신중해 보일 수 있다"며 "어쨌든 예년보다 시간이 더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의견을 들어보고 정책이나 예산, 제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구생활장학금(스타이펜드)을 도입해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류 본부장은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있지만 교원과 학생뿐 아니라 교수 간, 학교 간, 지역 간 의견이 각각 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류 본부장은 "스타이펜드는 대통령 발표 전에도 1년 이상 고민한 주제"라며 "스타이펜드란 명칭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다른 이름을 고민하고 있지만, 어떤 이름이든 이공계 대학원생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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