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보다 가치주…신중한 투자자를 위한 유럽 종목은

씨티은행이 추천하는 유럽 가치주
사진=REUTERS
유럽 주식 시장에서 신중한 투자자들이 무게 중심을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씨티은행은 "유럽의 가치주가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유럽 가치주의 상승 여력도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험(리스크)을 덜기 위한 투자자들은 가치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성장주는 기업의 가치보다 평가가 높은 주식으로 향후 성장할 기대가 높은 주식을 말한다. 반면 가치주는 기업의 자산가치나 잠재적인 수익 능력으로 평가한 내재 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저평가 우량 종목을 말한다. 가치주는 성장주와 달리 주가 상승 속도가 더디지만 안정적이다.

씨티은행은 밸류(가치)와 위험성, 퀄리티 등을 따져 가치주를 분석했다. 이 중 위험성이 큰 가치주는 올해 들어 8.6% 상승한 반면 퀄리티가 높은 우량 가치주는 올해 들어 0.3% 하락했다.

하지만 8월부터 흐름이 바꿨다. 우량 가치주는 8월 이후 4.6% 상승했지만, 고위험 가치주는 0.6% 하락했다. 이를 바탕으로 씨티은행은 유럽의 가치주 10여개 종목을 선별했다. 여기에는 금융, 서비스, 통신, 소비재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됐다.

씨티은행이 선정한 주식 가운데 우량 가치주로는 영국 HSBC, 스위스 취리히 인슈어런스그룹, 네덜란드 ABN 암로(AMRO), 스페인의 카이샤 은행 등 금융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또한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 영국 담배회사 임페리얼브랜즈, 핀란드 통신장비 제조사 노키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도 있었다. HSBC 홀딩스는 런던거래소에서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주당 643.10파운드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실적 호조로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상승했다. HSBC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81억달러로, 전년 대비 두배 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상업은행과 자산관리 부문 등 실적이 모두 개선됐다.

테스코는 올해 주가가 18% 상승했지만, 지난 5년간 하락폭은 10%에 달한다. 고배당주로 꼽히는 테스코는 영국 대형주 주가지수인 FTSE 100 가운데 가장 거래가 많이 되는 종목 상위 10위안에 들고 있다.

위험성이 다소 높은 가치주로는 프랑스 기업 토탈에너지스, 프랑스 은행 BNP파리바, 독일 자동차 회사 BMW, 덴마크 물류회사 AP몰러 머스크, 덴마크 제약회사 바이엘, 스위스라이프홀딩스, 스위스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 WPP 등이 선정됐다. 이 중 세계 2위 해운사인 AP몰러-머스크는 최근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친환경 컨테이터선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을 열기도 했다. 이 선박은 세계 최초로 메탄올을 주 연료로 사용하는 첫 번째 21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AP몰러-머스크 주가는 올해 20% 넘게 하락했지만, 5년 전보다는 60% 올랐다.

토탈 주가는 올해 들어 3% 가량 상승했다. 토탈은 나미비아 해에서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조만간 관련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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