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한전공대 출연 전면 재검토"

한전 자구안 12일 발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한국전력의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출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이 대규모 적자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전공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집권 2년째를 맞아 한전 등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산업부 2차관을 교체하며 국정개혁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전 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한전공대에 출연하는 것 또한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출연 계획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한전이 적자인 상황에서 한전공대에 12년간 1조원 투자를 약정한 것을 삭감·이월·유예하는 방법을 검토해달라’는 질의에 답변하면서다.이 의원은 “새 정부 철학에 안 맞는 부분은 장관이 지적도 하고 좀 고쳐야 하지 않냐”며 “지난 2년간 (한전공대) 입학식에만 1억7000만원을 썼고 국민 세금으로 교수 봉급을 다른 학교보다 두 배 이상 줘야 하는지도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한전은 2021년 5조8400억원, 지난해 32조6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지난 정부 때 이뤄진 투자 약정에 따라 2020~2022년 총 1724억원을 한전공대에 출연했고 올해도 1588억원을 내야 한다. 2025년 완공까지 추가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공대는 지난 정부의 공약이다. 문재인 정부는 호남 유권자를 겨냥해 한전공대 건립을 약속했고 정권 교체 직전인 3월 완공이 덜 된 상태에서 개교했다. 이 과정에서 건립 타당성 논란과 법인카드 남용 의혹 등이 일었고 올 들어 감사원과 산업부가 감사를 벌이고 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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