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가 최전선에 뜬 美 로체스터대 경제학부 학맥 [강진규의 BOK워치]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89년부터 5년 간 미 로체스터대 교수로 일했다. 사진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물가를 좌우하는 강력한 도구로는 한국은행의 금리와 정부의 물가정책이 있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유동성이 감소해 물가가 내려가고, 금리를 내리면 반대 경로로 물가가 오른다. 정부는 각종 요금 조정과 재정사업 등 정부정책을 통해 물가에 관여한다. 이같은 물가 최전선에 서울대와 미 로체스터대 경제학부로 이어지는 학맥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한은을 이끄는 이창용 총재는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약 5년간 미 로체스터대 경제학부 조교수로 일했다. 이 시절 박사 학위 지도교수였던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함께 논문을 쓰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새 금통위원으로 추천된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997년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7~2018년 로체스터대 경제학부 교수로 일했다. 사진=한경DB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으로 새로 추천된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로체스터대에서 경력의 상당 부분을 보냈다. 1991년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후 1997년 로체스터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교수로 일했다.

한은 통화정책 자문위원인 유혜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는 석·박사 학위를 모두 로체스터에서 받았다. 방홍기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기획부장도 한은 학술연수를 통해 로체스터대에서 공부했다.

정부의 물가 최전선은 경제정책국 물가정책과다. 매달 나오는 소비자물가동향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도 관여한다.

물가정책과장에 지난 2월 보임한 장보현 과장도 로체스터대 출신이다. 장 과장은 지난 2003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이 총재(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지도를 받아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미 로체스터대에선 장 교수를 박사과정 지도교수(장 교수의 지도교수인 마크 빌스 교수와 공동)로 만났다.

2015년 장 과장이 장 교수, 김선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은 토마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가 만든 학회 SED의 학회지 'Review of Economic Dynamics'에 게재되기도 했다. 미 로체스터대는 경제학과 물리학·의학 등 분야에서 인재를 다수 배출한 학교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2017년 행동경제학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차드 세일러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1974년 로체스터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수상자인 경제사학자 고(故) 로버트 포겔 시카고대 교수 2018년 수상자 폴 로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로체스터대 경제학부 조교수 출신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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