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심장' 울산에…에쓰오일, 9조 '샤힌 프로젝트' 본격화

사우디 아람코, 한국 사상 최대 투자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 전환
신기술 TC2C 세계 첫 상용화 추진

하루 최대 1만7000명 일자리 제공
가동 이후 상시고용 400명 넘어
3조원 이상 경제적 가치 증가 기대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이 지난 9일 울산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무함마드 알 카타니 사우디 아람코 수석부사장, 김두겸 울산시장,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윤석열 대통령,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CEO, 손경익 에쓰오일 노조 위원장, 이재훈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에쓰오일 제공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부인 울산과 포항이 미래 100년을 향한 힘찬 재도약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울산과 포항은 동해안 해오름 동맹을 맺은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울산은 광범위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에쓰오일의 야심찬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철강도시 포항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소로의 대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두 사업 모두 대한민국 산업 역사를 바꾸는 대역사라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에쓰오일(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를 비롯한 정부, 지자체, 건설업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온산국가공단에서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열었다. 샤힌(shaheen)은 아랍어로 ‘매’를 의미한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t),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로 구성된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샤힌 프로젝트가 2026년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비중이 현재 12%에서 25%로 두 배 이상으로 확대돼 연료유 중심의 정유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샤힌 프로젝트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인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2018년 완공한 1단계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포함하면 투자비는 14조원에 이른다.

후세인 알 카타니 CEO는 “지금이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 최적기라는 믿음으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샤힌 프로젝트는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혁신 성장을 이끌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샤힌 프로젝트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국내 제조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건설 과정에서 하루최대 1만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동 이후에도 상시고용 400명 이상과 3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지역 에틸렌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시키는 등 국내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안정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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