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3% 치솟더니…일동제약 주가 주저앉은 이유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

'먹는 코로나19 약' 긴급승인 좌절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12월 마지막 주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종목은 일동제약입니다. 일동제약은 지난 28일 27.31% 급락한 데 이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에도 4.67% 하락했습니다.

4만1200원으로 마지막 주 거래를 시작했던 일동제약 주가는 순식간에 2만855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논의한다고 밝힌 직후인 지난달 15일 상한가까지 치솟았던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일동제약 주가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조코바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조코바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입니다. 일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코바의 성분은 엔시트렐비르입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리토나비르 나르마트렐비르)처럼 '비르(-vir)'로 끝나는 데서 알 수 있듯 항바이러스제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신을 복제하는 데 쓰는 단백질 분해효소 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합니다. 결과적으로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증식을 막아주죠.

국내 도입이 기대됐지만 지난 2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본에선 지난달 22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이 영향으로 일동제약 주가는 이튿날 13% 급등한 적이 있습니다.

질병청은 조코바의 임상 효과와 안전성, 무엇보다 국내 긴급도입의 타당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질병청은 "해외 긴급사용승인과 후속 임상결과, 구매와 활용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했습니다.

단시일 내에 조코바가 우리 방역당국 승인을 얻어 국내에 공급될 가능성은 낮아졌습니다.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런 영향 탓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내 도입이 완전히 무산된 건 아닙니다.

일동제약은 긴급사용승인 무산 가능성에 대비해 조건부 허가 준비도 해왔다고 합니다. 임상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먼저 승인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임상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습니다.

조코바는 일본과 한국 등에서 진행된 임상 2·3상에서 증상 개선에 167.9시간(중앙값)이 걸려, 가짜약의 192.2시간 대비 개선된 효과를 보였습니다.2차 평가지표였던 체내 바이러스 리보핵산(RNA)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습니다. 투약법은 1일 1알, 총 5일간 복용하면 됩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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