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찍은 공매도…"이제 쇼트커버링의 시간"

거래대금 지난달 중순부터 감소
"외국인, 연말 앞두고 공매도 청산"

에코프로비엠·LG이노텍 등
외인 비율 줄고 공매도 잔액 늘어
쇼트커버링 땐 단기 상승할 수도
공매도 거래대금이 지난달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다. 연말 배당락일 전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매수하는 ‘쇼트커버링’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비율이 크게 줄고 공매도 잔액 비율이 늘어난 종목을 눈여겨볼 때라고 조언했다. 외국인투자자의 쇼트커버링 물량이 몰리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매도 거래대금 한 주 새 13% ‘뚝’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기준 이달 첫째 주(10월 31일~11월 4일)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455억원이다. 10월 넷째 주(10월 24~28일) 공매도 하루평균 거래대금(5101억원)에 비해 13%가량 감소했다. 코스피200 기업의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도 한 주 만에 8%에서 6.58%로 줄었다.

공매도 거래는 지난달 중순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다. 10월 둘째 주(10월 11~14일) 6000억원에 육박했던 공매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매주 줄어들고 있다. 코스피200 기업의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10월 둘째 주(10.77%)와 셋째 주(10.47%)에 10%를 넘겼다가 떨어졌다. 공매도 잔액 비중도 지난 2일 기준 0.61%로 8월 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쇼트커버링 물량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을 빌린 공매도 투자자는 연말엔 이자에 더해 배당금까지 대여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런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당락일(12월 28일) 이전 공매도를 늘리기보다 상환하려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 쇼트커버링 예상 종목?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줄어드는 연말엔 쇼트커버링 예상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빌린 주식을 되갚으려는 공매도 투자자가 몰리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매도 ‘큰손’인 외국인투자자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나증권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국내 기업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이 크게 줄고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을 추렸다. 에코프로비엠, LG이노텍, 카카오뱅크, CJ대한통운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쇼트커버링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에코프로비엠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연초 대비 6.3%포인트 감소했다. 공매도 잔액 비율(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은 같은 기간 0.72%에서 4.07%로 5배 넘게 늘었다. LG이노텍, 카카오뱅크, CJ대한통운 등도 외국인 보유 비율 감소와 공매도 잔액 비율 증가가 함께 나타났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비율이 감소하면서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아진 종목은 향후 외국인 쇼트커버링 물량이 몰리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쇼트커버링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는 일시적이란 지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쇼트커버링 물량이 몰리면서 나타나는 수급 개선 효과는 12월까지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의 실적이나 추세적 주가 흐름과는 상관성이 작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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