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정·BBIG부터 태조이방원까지…주도주 바뀌었지만 대부분 기술 기업

국내 증시 주도주 변천사
국내 증시의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주도주 역할을 한 것은 언제나 핵심 기술(메가테크) 기업이었다.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출할 수밖에 없었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뛰어난 기술력을 갖춰야 했다. 해외 시장에서 싸우며 체급을 늘리자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는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차화정’ ‘BBIG’ ‘태조이방원’ 등 시대별로 증시 주도주를 뜻하는 유행어는 바뀌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기술 기업이라는 것이다. 차화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3년간 국내 증시를 주도한 자동차, 화학, 정유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는 시기에 맞춰 수출 기업인 현대차,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각광받았다.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이후에는 BBIG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의 앞글자를 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 ‘BBIG7’이라 불리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BBIG라는 이름을 단 상장지수펀드(ETF)들까지 출시되며 한동안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단어가 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2차전지, 방위산업, 원자력)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 기업이 상당수다.

한국경제신문사가 ‘KEDI 메가테크’ 지수를 만든 것은 최근 증시 하락으로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63% 오를 때 KEDI 메가테크 지수는 17.55% 상승했다. 올 9월 말을 기준으로 한 최근 3년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4.48%, KEDI 메가테크 지수 80.83%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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