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소에서 시작한 파업 다른 부문으로 번질라…긴장하는 프랑스

토탈에너지 노조간 입장 갈려…강경 노조 CGT, 사측과 협상 결렬
16일 좌파 야당 주도 반정부 시위…18일 철도 노조 등 파업 예고
프랑스 정유업계에서 시작된 파업의 불씨가 다른 부문으로 번질 조짐에 프랑스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몇 주간 주유 대란을 야기한 정유소 파업이 이어지는 와중에 교통·에너지 등으로 파업이 확산할 낌새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현재 프랑스에 있는 정유소 7곳 중 4곳이 문을 닫았고, 그 여파로 전국 주유소의 3분의 1이 충분한 연료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원자로 보수 공사 현장과 가스기업 엔지의 가스저장시설에서도 파업이 진행 중이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정유소 파업을 주도하는 노동총동맹(CGT)은 정유 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에도 파업을 독려하고 있다.

CGT는 14일(현지시간) 모든 토탈에너지 정유소와 저장소에서 파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면서 사측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기름값이 치솟아 회사가 벌어들인 금액을 생각하면 임금 10%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CGT의 주장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한 노조인 노동민주동맹(CFDT)과 관리직총동맹(CFE-CGC)은 토탈에너지 사측과 임금 7% 인상 및 보너스 지급에 합의했다.

CFDT와 CFE-CGC에 가입한 노조원은 토탈에너지 직원의 56.55%를 차지한다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토탈에너지는 성명을 내어 직원 다수가 임금 7% 인상안에 동의했다며 "모든 현장에서 파업을 종료해달라"고 촉구했다. 함께 파업했던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프랑스 지사 에소 노조도 이날 투표를 거쳐 파업을 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CGT는 굴하지 않고 이달 18일 총파업을 주문했고 철도공사(SNCF), 파리철도공사(RATP), 운송 노조 등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다만, 프랑스 최대 노조인 CFDT는 파업하지 않기로 해 파급력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가 품고 있는 이러한 불만을 발판 삼아 좌파 야당은 오는 16일 파리 등에서 반정부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를 주축으로하는 좌파 연합 '뉘프'(Nupes)는 파리 등에서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는 LFI가 주도하는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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