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신, 학술대회서 HK이노엔 ‘케이캡’ 소개…“2년 내 매출 1900억원”

중국 제품명 ‘타이신짠’
뤄신제약 ‘제16회 화동지구 소화병학술대회 겸 2022 산둥소화질병학술대회’ 사진 / 사진=뤄신제약 홈페이지
중국 뤄신제약은 지난 24~26일(현지시간) ‘제16회 화동지구 소화병학술대회 겸 2022 산둥소화질병학술대회’를 열고 ‘타이신짠’(한국명 케이캡)을 소개했다고 27일 밝혔다.

타이신짠(성분명 테고프라잔)은 중국 기업의 손에서 탄생한 첫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이다. 뤄신은 2015년 HK이노엔과 9500만달러(약 116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관련 기술을 넘겨받았다.뤄신은 2020년 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타이신짠을 역류성식도염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타이신짠은 신약 허가 후 약 보름 만인 지난 4월 중국에서 출시됐다. 현재 전국 병원과 인터넷 병원, 소매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HK이노엔은 타이신짠 출시에 따른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와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뤄신으로부터 받을 예정이다.

학술대회는 중국 안후이성의학회 푸젠성의학회 장쑤성의학회 산둥성의학회 상하이시의학회 저장성의학회가 공동 주최했다. 주관은 산둥성의학회의 소화병학분회와 산둥성 제1의과대 부속성립병원이 맡았다. 국내외 의사 및 학자들이 내빈으로 참가했다.

행사 의장을 맡은 산둥성의학회 소화기병학분회 주임위원인 쉬훙웨이 산둥성립병원 교수는 축사를 통해 타이신짠에 대해 소개했다. 허 교수는 “위산 관련 질환은 소화기과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산을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며 “현재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상용화돼있지만 여전히 많은 치료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뤄신은 차세대 경구용 제산제인 P-CAB 계열의 타이신짠을 연구개발해 기존 제산제가 가진 많은 문제점을 보완했다”며 “타이신짠이 널리 사용돼 중국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타이신짠의 연구개발 과정도 참가자들에게 공유됐다. 전쯔빈 칭다오대 부속병원 교수는 ”타이신짠은 임상에서 복용 후 3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났고, 반감기가 길어 산 억제 효과가 오래 지속됐다“며 ”8주간 점막 회복률이 98.9%에 달하는 등 야간 산 방출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고 말했다.

쑹량웨이 뤄신 부총재는 “타이신짠은 역류성식도염 환자에게 새로운 투약법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혁신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 공정 및 연구인력을 배치해 질 좋은 의약품을 더 많이 개발하고 생산하겠다“고 했다.뤄신은 중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화기 분야 전문 회사다. 3000여명의 영업 인력을 통한 대규모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뤄신은 2년 내 케이캡의 연매출을 10억위안(약 1900억원)으로 올려놓는다는 목표다. 중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0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3분기 누계 기준 약 3조1000억원으로 미국(약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에 이미 일본 다케다제약의 ‘다케캡’이 유일한 P-CAB 치료제로 진출해 있지만, 뤄신 측은 케이캡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케캡과 허가상 분류가 다른 게 이유다. 다케캡은 중국에서 ‘해외 도입 신약’(분류5) 등급으로 허가받았다. 반면 케이캡은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친 덕에 ‘중국 또는 해외 시장에 등재되지 않은 혁신신약’(분류1) 등급으로 허가를 받았다.중국은 의약품 허가 시 크게 5가지로 분류해 평가하고 있다. 이중 분류1 등급으로 허가를 받는 경우 분류5 등급에 비해 긴 자료독점권을 확보하게 된다. 자료독점권이란 일정기간 제네릭(복제약)의 진입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다.

뤄신은 타이신짠을 십이지장궤양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현재 중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가 예상하는 임상 완료일은 오는 8월20일이다. 지난 3월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제로 중국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뤄신 측은 ”앞으로 타이신짠 관련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뤄짐에 따라 더 많은 환자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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