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유력후보' 박찬호 광주지검장 사의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 올려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촉각'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꼽혀온 박찬호 광주지검장(사법연수원 26기)의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 내 대표 ‘윤석열 사단’인 박 지검장의 사퇴가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검찰 고위직의 한 사람으로서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바 있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한 끝에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검사로 임용된 후 외부기관 파견이나 유학도 없이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오로지 검찰 내에서만 일하며 버텼다”며 “검사로서 스스로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함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박 지검장은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대검 공공수사부장, 제주지검장, 광주지검장 등을 역임한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2차장을, 검찰총장일 때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맡았다. 대검 공공수사부장 시절이던 2019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가 이듬해인 2020년 제주지검장으로 좌천됐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 검사 중 한 명이다.

박 지검장은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일명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에 정치적 진영논리가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법치가 무너져가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훼손되는 것을 보면서 괴로웠다”며 “사적 영역, 사법 영역 등 비정치적인 영역에는 정치적 진영논리를 근거로 시시비비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서도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수사와 재판을 통해 진실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묻고, 법치를 바로 세우는 일을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소통과 단결을 강화하고, 검찰 스스로 중단없는 개혁을 통해 국민의 신뢰와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보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박 지검장의 사임으로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 지에 대한 검찰 안팎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지검장은 그동안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 김후곤 서울고검장(25기)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27기) 등과 함께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왔다. 박 지검장은 사직 인사에서 “사직이 다른 의미로 해석되거나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검찰총장 내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밖에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검찰을 항상 응원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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