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큐베이터' 된 군대…병사들 "軍복무로 미래 CEO 꿈 커졌다"

육군·한경·대전진흥원 개최
제7회 육군창업경진대회

521개팀 참여…7개팀 수상
AI·메타버스 등 기술 활용 눈길

장애물에 가려진 사물 형상화
軍 전투력 극대화한 기술 대상
육군 창업경진대회 수상자와 주요 인사들이 24일 대전 도룡동 ICC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허문찬 기자
“MZ세대 장병들의 창의성과 개방적인 사고는 ‘내일이 더 강하고 좋은 육군’과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대한민국 육군과 한국경제신문사, 대전시 산하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공동 개최한 ‘제7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이 24일 대전 도룡동 ICC호텔에서 열렸다. 최종 결선을 치른 51개 팀 가운데 7개 수상팀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창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군복무 경력을 나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521팀 경쟁…대상에는 ‘국산 라이다’

올해 창업대회는 예선에서 총 521개 팀, 연인원 1221명의 군장병이 참여해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팀은 51개로, 정보통신(17개 팀 출품), 바이오·의료(12개 팀), 군 관련(10개 팀) 분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시상자로 참석한 김수찬 한국경제신문 사업국장은 “이번 대회는 역대 가장 많은 팀이 참가해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기술을 활용한 출품작이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대상을 받은 판옵틱스팀은 비가시선 이미징 기술(NLOS)을 개발했다. NLOS는 장애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 각도에 있는 사물을 형상화하는 공학 설계다. 군의 전투력을 극대화하고 전투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판옵틱스팀장 김도현 상병은 “NLOS가 포함돼 있는 세계 라이다(LiDAR) 센서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3조7000억원이고,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지속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육군에서는 주둔지 경계 강화사업을 시작으로 드론 등 로봇과 결합해 탑재하는 프로젝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병은 의료기기 스타트업을 설립한 경험이 있는 청년 창업가로, 네이처지 등재 경험이 있는 남지현 상병 등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

줄기세포 반창고, 소독제 수통 뚜껑 ‘눈길’

최우수상에는 화상 치료용 줄기세포 반창고를 개발한 큐라스템팀과 군장병 휴대용 소독제 수통 뚜껑을 만든 로캡이 선정됐다. 큐라스템팀 소속 김제석 일병은 “장병들의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가 화상”이라며 “4층 구조의 줄기세포 패치를 통해 상처 난 피부가 빠르게 재생되면서도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주요 수상 아이템으로 △무선 소총 안전장치 △굽지 않는 친환경 미생물 벽돌 △차세대 ONT-DNA 데이터 저장기술 △검색형 동적 웹 에디터 등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성일 국민대 교수는 “올해 창업경진대회 수상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과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서 스위트 스폿(교집합)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며 “육군창업경진대회를 통해 군생활이 경력 단절이 아닌, 대한민국 육군 장병의 커리어패스에 유의미한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총장은 “대회에 참가한 장병들이 세계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미래의 주인공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군창업경진대회는 전국 각 부대 내 취업과 창업 동아리를 활성화하고 장병들의 전문성 개발 등을 위해 열리고 있다. ‘육군드림 청년드림’ 정책 사업의 일환이다. 육군과 각급 부대는 장병들의 창업 열정을 뒷받침하며 대회 준비 전 과정을 지원한다.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한민국 현역 육군 장병과 군무원은 누구나 2~5인으로 팀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다. 육군참모총장상, 한국경제신문사장상,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상 등과 함께 부상으로 총 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전범진/대전=김동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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