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봄 영화 축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성황리 폐막

야외·온라인 상영으로 코로나 극복, 봄 개최로 관객 유인 '호평'
42개국 148편 상영, 7개 부문 수상작 선정…폐막작 '나이트…'로 피날레
따뜻한 봄날 자연에서 펼쳐진 국제 산악영화 축제인 제7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www.umff.kr)가 열흘간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10일 막을 내렸다.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 국제 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 '언제나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1일 개막했다.

2020년 5회 행사까지 가을에 열렸던 영화제는 지난해부터 개최 시기를 봄으로 옮겼다.

2년 연속 봄철에 개최하면서 봄의 영화 축제로 성공적이고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따스한 봄날 영남알프스의 풍광을 누리면서 산악영화 정수를 만끽했고,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국내에서 연중 가장 먼저 열리는 국제영화제'라는 위상을 공고히 했다.

올해 영화제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중심으로 등억알프스 야영장, 작천정 별빛야영장 등에서 진행됐다.

특히 실내 상영관을 벗어나 자연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프로그램이 대거 강화됐다. 시간·장소 구애 없이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상영도 병행됐다.

야외 상영이나 온라인 상영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영화제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올해는 산악·자연·환경을 다룬 42개국 148편 영화와 다양한 체험 행사가 관객들을 만났다. 온라인 상영은 44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화제 사무국은 상영장 관객 7천146명, 체험 프로그램 참여자 8천142명, 전시 관람객 1만3천311명 등 올해 영화제 현장을 찾은 참여자가 2만8천599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또 온라인 상영 관람은 9천700여 회를 기록, 지난해(103편)보다 상영작이 줄었음에도 관람 횟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막일에는 반개방형 대형 상영관인 '움프 시네마'에서 두 소년의 모험을 그린 타비 바르티아 감독의 핀란드 영화 '잃어버린 요트를 찾아서'가 상영됐다.

이밖에 알프스 시네마1·2 상영관에서는 올해 영화제 주빈국인 스위스의 영화를 비롯해 국제경쟁 출품작, 영화 제작 교육과 지원을 받은 일반인이 제작한 '울주멘터리' 작품 등이 상영됐다.

야외 상영장에서는 '봄날을 노래하다' 공연, 숲해설가와 함께 숲길을 거니는 '숲산책'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폐막식은 오후 5시 30분 움프 시네마에서 열렸다.

폐막 행사는 국제경쟁 5개와 아시아경쟁 2개 등 7개 부문 수상작 발표, 이선호 이사장 폐막 인사, 폐막작 상영, 가수 자이언티 공연, 400대 드론이 선보이는 라이트쇼 등 순으로 진행됐다.

국제경쟁 본선에 진출한 14개국 30편 작품 중 대상의 영예는 극지 탐험가 윌 스테거의 영정을 따라가는 '애프터 안타티카'(감독 타샤 판 잔트)가 차지했다.

알피니즘과 클라이밍 작품상은 사랑하는 사람을 등반으로 잃은 미국 등반계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리움의 얼굴들'(감독 헤나 테일러)이 수상했다.

모험과 탐험 작품상은 산악스키 선수들의 우정과 열정을 그린 '도전:멈추거나 나아가거나'(감독 에릭 크로슬랜드)에 돌아갔다.

자연과 사람 작품상은 산골 은둔자와 도시 여행자의 인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눈이 녹으면'(감독 알렉세이 골로프코프)이 받았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우연히 만난 세 등산객의 고지대 여행기 '산'(감독 요크 올타르)이 수상했다.

아시아 경쟁 진출작 12개국 12편 작품 중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인 넷팩(NETPAC)이 선정하는 넷팩상은 대구단편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주목받은 '나랑 아니면'(감독 박재현)이, 울산지역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선정하는 청소년심사단 특별상은 호주에서 발생한 들불 참사를 다룬 '불 속에서'(감독 저스틴 크룩, 루크 마짜페로)가 각각 수상했다.
폐막작으로는 안드레 회르만, 카트린 밀한 감독의 극영화 '나이트 포레스트'(Night Forest)가 상영됐다.

이 작품은 친구 사이인 파울과 막스가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파울의 아버지가 남긴 단서를 따라 신비로 가득 찬 야생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은 폐막 인사에서 "올해도 성공적인 영화제 진행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라면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대중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며, 앞으로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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