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힘들다면 흡연량이라도 줄여야 암 위험 낮아져"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교수(왼쪽)와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금연은 건강한 일상생활을 위한 중요한 과제지만 사실 실천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담배를 도저히 끊기 어렵다면 적어도 흡연량이라도 줄여야 암 발병 위험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교수 및 유정은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흡연력이 있는 국가건강검진 참여자 89만3582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위험을 분석해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국가건강검진에서 밝힌 흡연력을 토대로 2018년까지 흡연량 변화에 따른 암 발생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연구 대상자는 40세 이상으로 평균 추적 관찰 기간 6.1년 동안 5만869명이 암을 진단받았다. 이 가운데 81%가 흡연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었다.연구팀은 이들을 일평균 흡연한 담배 개비 수를 기준으로 금연군, 감연군, 유지군, 증가군 등 네 가지로 구분했다. 이들 중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20.6%에 그쳤으며 흡연량을 줄인 사람은 18.9%였다. 45.7%는 평소 피던 그대로 흡연을 유지했으며 기존보다 20% 이상 흡연량을 늘린 사람도 14.8%로 기록됐다.

이들 집단 간 암 발생 위험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유지군과 비교시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의 암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암을 통틀어선 6%, 흡연 관련 암은 9%, 폐암은 21%까지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즉 담배를 끊지 못했더라도 흡연량을 줄인 경우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보인 셈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흡연량을 50% 이상 감연한 경우 유지군에 비해 전체 암 발생은 4%, 흡연 관련 암은 5%, 폐암은 17% 정도 위험도를 줄였다.설령 금연에 성공했더라도 다시 흡연을 시작한 경우엔 암 발병 위험도 다시 치솟았다. 연구팀은 두 차례 건강검진에 이어 2013년 건강검진 자료까지 있는 68만2996명을 추가로 분석해 금연 중인 사람과 금연 후 다시 흡연하기 시작한 사람의 암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금연 이후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경우엔 이전 흡연량의 50% 이상으로 감연하더라도 금연 상태를 유지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흡연 관련 암은 19%, 폐암은 48%까지 발생 위험도가 다시 높아졌다.

신동욱 교수는 “안전한 흡연 수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흡연자라면 당장 금연하는 게 건강에 가장 좋다”면서도 “하지만 금연에 실패했다고 낙담하지 말고 일단 흡연량을 충분히 줄여 위험을 낮추고 최종적으로 담배로부터 해방돼야만 암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은 교수 역시 “그동안 금연 이후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암 발생 위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금연 후 재흡연 시 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니 어렵게 금연에 성공했으면 반드시 금연 상태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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