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코로나19 항체 최대 13배"…놀라운 연구 결과 [최지원의 바이오톡(talk)]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보그공중보건대 연구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8세 이하 확진자도 전체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성인에 비해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한번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최대 13배에 달하는 항체를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JCI 인사이트'에 발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보그공중보건대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 메릴랜드주 175개 가정 682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56명의 혈액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했고, 연구진은 이들을 자연 감염된 사람들로 정의했다. 이 중 15명은 4세 이하, 13명은 5~17세, 나머지 28명은 성인이었다. 가장 어린 아이는 생후 3개월이었다. 혈액 속 항체를 분석한 결과 여러 항체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체내 세포에 결합하는 부위인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에 대한 항체가 특히 어린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성인 대비 4세 이하 어린이에서는 13배 이상의 항체가 발견됐고, 5~17세는 9배 가량 더 많은 항체가 있었다.

중화항체의 경우에도 성인에 비해 4세 이하 어린이가 두 배 이상 높았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의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를 주도한 루스 캐론 블룸보그공중보건대 교수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어린이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강력한 항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심지어 성인을 크게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5~17세 사이의 어린이 및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의 표적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캐론 교수는 “적은 용량의 백신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31일부터 그간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5~11세 소아에게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12세 이상에게 사용되던 용량의 3분의 1 수준으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백신을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가 제출한 임상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5~11세 1968명에게서 90.7%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모더나의 경우 지난 23일 6세 미만의 영유아 6900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모더나는 미국과 국내에서 모두 18세 이상에 대해서만 사용승인이 내려진 상태다. 성인 용량의 4분의 1 용량(25㎍)을 28일 간격으로 두 번 투여한 결과, 생후 6개월~2세 미만에서는 43.7%, 2~5세에서는 37.5%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다소 예방효과가 낮게 나온 것에 대해 모더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던 기간에 수행한 임상시험이기 때문에,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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