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 공포 속 "원자재·통신·필수소비재 담아라"

증권가, 1970년대와 비교

"원자재發 인플레 비슷하지만
美는 천연가스 수출국 됐고
원전 늘어 고유가 영향 축소"
최근 경제 상황을 1970년대와 비교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증권가에서 쏟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14일 신영증권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와 지금은 원자재 공급발 인플레이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존재하고 각국이 통화 긴축에 나선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했다. 1970년대에는 제4차 중동전쟁(1차 오일쇼크)과 이란혁명(2차 오일쇼크)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채권시장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2년물 국채 금리 간 차이를 의미하는 장·단기 금리 차는 작년 말 0.79%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인플레이션 심화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단기 금리가 급등한 반면 경기 둔화 우려로 장기 금리의 상승폭은 작았기 때문이다.

1970년대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과거와 달리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바뀌면서 유가 상승 시 관련 산업의 설비 투자 확대와 고용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확대로 유가 급등에 따른 악영향도 줄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유가 상승 속도와 고용시장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1·2차 오일쇼크 당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6.3배 급등했다. 현재 WTI 가격 상승분은 전년 동월 대비 1.6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노동자 우위의 고용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실업률이 급등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1970년대와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더라도 당시 금융시장 상황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973년 7월부터 1980년 6월까지 주요 자산군 가운데 금, 원자재, 리츠(REITs)만 실질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과 미국 채권은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주식 중에서는 성장주보다 경기방어·가치주의 성과가 좋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70년대 상황을 현시점에 대입하면 상사, 비철금속 등 원자재 관련주와 통신, 필수소비재 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도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통신 등 시대를 주도한 성장 테마는 살아남았다”며 “현시점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테마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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