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버거 '토마토 대란' 왜 없나 했더니…

매년 8~10월 장마로 수급난
신세계푸드 '팜팜'과 계약재배
논산 스마트팜 농장에 투자
신세계푸드 농산물 바이어가 토마토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지난 24일 충남 논산 광석면의 스마트팜 농장 ‘팜팜’. 아침 최저기온이 3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농장 비닐온실 안은 후덥지근했다. 이 농장은 토마토가 자라기 가장 좋은 온도인 25도를 1년 내내 유지한다. 인공토양에서 배양액을 먹고 자란 15m 길이의 토마토 줄기에는 주먹만 한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팜팜은 2만5000㎡(약 75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재배한 토마토 전량을 신세계푸드에 공급하고 있다.

노브랜드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가 매년 여름 반복되는 ‘토마토 대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계약재배를 적극 확대하고 있어서다. 토마토는 전국에서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는 과채류지만 매년 8~10월에 공급 대란이 벌어진다.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일조량이 부족해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무더위에 토마토가 말라죽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유례없이 길었던 여름 장마로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도 토마토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공급난이 심각할 땐 토마토를 뺀 햄버거를 팔기도 했다.신세계푸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할 방법으로 스마트팜 계약재배를 택했다. 계약재배를 하면 농가와 미리 수급 계약을 맺어 토마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농가로선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풍작으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약속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스마트팜은 장마, 태풍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토마토 수급이 불안정한 여름철에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팜팜은 신세계푸드의 도움을 받아 논산에 3만㎡(약 9000평) 규모의 유리온실 스마트팜을 추가로 짓고 있다. 유리온실 스마트팜에는 토마토의 생육을 돕는 LED(발광다이오드) 보광등을 설치해 기존 농장보다 생산성을 더 높였다. 내년 5월 스마트팜이 완공되면 연간 1300t에 달하는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농산물 가격 급등락과 공급 대란에 대비해 계약재배 작물을 앞으로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경북 문경의 1만㎡(약 3000평) 규모 스마트팜에서 루콜라와 치커리 등 엽채류 계약재배를 시작한다. 김홍원 신세계푸드 농산팀장은 “계약재배를 통해 좋은 품질의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 외식·식자재유통 등 신세계푸드 사업 전반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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