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피 칠갑하고 쓰러져'…갈수록 선 넘는 유튜버들

유튜브에 공개된 '몰카' 콘텐츠들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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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난리 치는 손님. 역대급 진상
"개학했다. K고딩의 학교 브이로그"

유튜브에서는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브이로그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남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게 뭐 그리 재미있을까 싶지만, 나와는 또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누군가의 하루는 인기 콘텐츠 중 하나다.배경도 다양하다. 집, 학교, 직장은 물론 찍고자 하는 모든 곳이 곧 촬영 장소가 되고 있다.

한 아르바이트 포털이 20, 30대 성인남녀 1117명을 대상으로 '브이로그 콘텐츠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67.9%가 '브이로그 콘텐츠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브이로그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유는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3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텍스트보다 동영상 콘텐츠가 더 익숙하기 때문(34.7%)',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기에 유용하기 때문(31.5%)',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29.3%)', '내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의미가 있기 때문(23.5%)', '쉽게 구독하고 볼 수 있기 때문(16.4%)' 순이었다.하지만 유튜브 촬영으로 인한 문제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상권 침해를 언급하기도 하고, 온라인 상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의 브이로그 촬영으로 인한 레시피 유출을 우려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튜브 촬영을 한다면서 임산부를 상대로 몰카를 시도한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사연을 공개한 네티즌 A씨는 "시누이와 언니,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며 글을 시작했다.그는 "시누이가 최근에 개그 유튜브 채널을 보고는 자기도 같은 걸 찍겠다고 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에 일이 터졌다"면서 "임신한 상태인 나를 놀라게 하려고 숨어 있다가 복면을 쓰고 갑자기 튀어나와 기절할 뻔한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A씨의 시누는 당시 복면을 바로 벗지 않았다고. A씨는 "화장실로 들어가 울면서 신고를 하려던 때 장난이었다면서 혼자 깔깔대더라.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하느냐. 아이가 잘못 됐으면 어떡할 뻔 했느냐'고 화를 내자 오히려 본인이 더 당황스럽다면서 실망이라고 말하더라"고 분노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갈수록 이해 안 되는 거 하는 사람들 많다", "임산부한테 몰카라니 제정신이냐", "몰래 집에 침입한 것도 잘못", "가장 안전한 공간인 집에서 괴한이 나온 것처럼 꾸몄는데 저게 장난이냐", "아직 철이 덜 들었다", "진정하고 병원부터 가야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에 공개된 '몰카' 콘텐츠들 /사진=유튜브 캡처
실제로 최근 유튜브에서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해 상대를 속이는 다양한 몰카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미디언들이 방송에서 설 자리를 잃으면서 활동 무대를 대거 유튜브로 옮겨갔고, 유머·개그 콘텐츠에 주력하기 시작하면서 그 과정서 몰카 또한 크게 주목을 받았다. 기존 유튜버들 또한 각종 '몰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분장으로 온 몸에 피 칠갑을 하고 칼에 찔린 듯이 보이도록 하거나, 총 모양의 소품을 들고 탈영병인 척 하는 등 무리한 설정의 영상도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이 더해진 영상을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든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튜버들의 자정 노력과 함께 감시자로서의 시청자 역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상세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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