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루 12만명 감염…"집단면역 불가능한 상황"

전 세계 델타 변이 급속 확산

백신 2회 접종도 50% 예방 그쳐
'부스터샷' 이스라엘도 감염 급증
코로나19 백신을 맞더라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 감염자가 크게 증가하며 하루평균 확진자가 12만 명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 2주 새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앤드루 폴러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바이러스 전파를 완전히 막을 방법이 없다”며 “앞으로는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을 검사하고, 중증 입원환자를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러드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임상시험을 이끈 전문가다. 그는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으로 본다”며 “백신 접종자를 전보다 더 잘 감염시키는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도 “집단면역이란 개념은 달성할 수 없는 것”이라며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 2회 접종도 감염을 50% 정도밖에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집계 대상이 확진자에서 환자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확진자가 많다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무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폴러드 교수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스터샷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해야 한다”며 “아직은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 가운데서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증가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다”고 했다.

세계 각국에선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코로나19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세계 하루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0만∼70만 명 수준까지 뛰었다. 지난 6월 말 20만 명대와 비교하면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최근 1주일간 하루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주 전에 비해 2.18배로 늘어난 12만4470명으로 집계됐다”며 “하루평균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긴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NYT는 최근 7일간 하루평균 코로나19 입원환자는 2주 전보다 1.87배로 늘어난 6만3999명, 사망자는 2.01배로 증가한 553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 증가세가 확진자 증가세보다 완만한 것은 취약 계층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80%가 백신을 맞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델타 변이는 그동안 코로나19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여겨온 어린이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지난달 22∼28일 어린이 신규 환자가 직전 주보다 84% 늘었다고 발표했다.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일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27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월 8일 이후 최다 수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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