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제주 카페 폐업' 입 열었다 "건물주가 딴 거 한다고"

/사진=유튜브 채널 '안스타' 영상 캡처
가수 이상순이 제주도에 오픈한 카페를 2년 만에 폐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상순은 20일 유튜브 채널 '안스타'에 공개된 '장사가 잘 안돼서 폐업하신다던데, 사실인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곧 폐업한다"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롱플레이를 소개했다.이상순은 카페 운영에 대해 "장사가 안된 건 아니다"며 "초반에 화제가 돼 손님이 몰렸고, 이후 매일 오시는 단골도 생겼다"고 전했다. 롱플레이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는 카페에 "단골이 있다"는 이상순의 말에 진행자인 바리스타 안치훈은 "놀랍다"고 말했다. 이상순도 "단골분들이 생길지 몰랐다"며 "매일 찾아주시는 분들이 생겨 놀랍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상순은 2022년 7월 카페 롱플레이를 오픈했다. 이상순은 "오전 9시 오픈인데, 8시에 다 출근해서 커피를 함께 마셔본다"며 "매일 체크를 안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면서 애정을 갖고 카페를 운영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일이 없을 땐 웬만하면 나온다"며 "사람들이 많을 때 오면 이목이 저에게 집중되더라. 그래서 전 세팅만 하고 가고, 손님 없는 시간에 와서 음악도 틀고 한다"고 말했다.또 카페의 정체성에 대해 "육지의 로스터리를 제주에 소개하는 카페"라며 "서울에 갔을 때 맛있는 카페가 있다고 하면 가고, 맛있으면 '커피 좀 공급해달라'고 한다. 라인업을 손님들에게 다양하게 소개하고 싶어서 구성을 다양하게 하도록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 게 없으면 그냥 연예인 카페"라며 "가장 중요한 게 질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엄격하게 관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안스타' 인스타그램
이상순은 카페 오픈 당시 "홍보를 안 하려고 사람들이 찾지 못하도록 구글, 네이버 지도를 뺐다"며 "동네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났으면 했었다. 그런데 누군가 홍보를 해주면서 유명세를 타 예약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예약 시스템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이어 "이 카페의 주인공은 바리스타가 됐으면 했다"며 "카페를 보고 손님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러고 있었다. 그래서 폐업하는 거다"고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순은 카페 운영에 대해 "연예인 취미생활로 하는 느낌은 제가 견디지 못하겠더라"라며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다. 다른 커피 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그런 준비부터 카페를 운영하는 게 너무 즐겁고, 커피 하는 사람들이 좋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카페 운영을 마무리하는 이유에 대해 "계약기간이 끝났다"며 "건물주님이 딴 걸 한다고 하더라. 우린 연세로 계약한다"고 말했다.연세는 제주도의 특징적인 임대 방식으로 1년 치 월세를 선불로 한 번에 내는 걸 의미한다. 제주도에서는 월세보다 연세가 더 대중적이라 배우 박병은, 곽도원 등도 제주 살이를 전하면서 "연세를 살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상순이 직접 "계약종료"라고 카페 폐업 이유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제주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치솟는 임대료 등이 재계약을 이어가지 않은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제주 커피 전문점(카페+커피숍)이 역대 최다인 252곳으로 집계됐다. 지속해서 늘어나던 제주 카페 폐업 수는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부터 줄었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2022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늘어오던 관광객 수(내국인+외국인)는 지난해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내국인만 따지고 보면 같은 기간 8.3%가 감소했다.

이 상황에서 제주도 지가와 임대료는 상승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제주도 전체의 해안 도로변에는 모두 530여 건의 건축허가가 났다. 제주도 카페 밀집 지역으로 유명한 월정리 지역의 경우 2014년 8만 원이던 토지의 ㎡당 공시지가는 올해 92만 원으로 3년 전보다 11배 상승했다. 2000년 공시지가가 4만5000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배 오른 것. 상가 분양가격은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제주 전체로 확산하면서 이주 1세대들이 해변에 카페를 차릴 때만 해도 가게를 빌리는 연세가 수백만원대였다면, 최근 3년 전부터 10배가 넘게 올라 3000만원 가까이 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 카페 폐업 점수는 2022년 251곳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다 폐업 건수를 갱신했고, 지난해엔 2022년 466곳이나 개업했던 제주 카페 인허가 수는 지난해 362곳으로 급감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안스타' 인스타그램
한편 이상순은 폐업 후에도 "롱플레이는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항상 열려있다"며 "좋은 장소,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다. 끝날 때까진 잘 마무리하고 잘 계획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혀 다른 곳에서 롱플레이를 운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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