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버블 기대했는데…LCC, 또 비상벨

4차 대유행…여객수요 회복 난항
유가 오르고 면세 혜택 사라져 부담
3중고에 2분기에도 큰 폭 적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여객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내년부터는 항공 부품 관세 면제 혜택도 사라지면서 ‘3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의 수익 구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LCC들은 유동성 압박에 직면했다. 증권업계에선 2분기 제주항공이 753억원, 진에어 557억원, 티웨이항공이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게다가 지난달 정부가 사이판과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을 체결하며 해외여행객 회복이라는 ‘순풍’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물거품이 됐다. 24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사이판으로 향하는 첫 트래블버블 예약자는 단 한 팀에 불과해 유명무실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격리 없는 해외여행으로 기대를 모은 트래블버블 효과도 사라졌다”며 “사이판 외 다른 국가들과의 협약 체결도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트래블버블 협약을 일시 중단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서킷 브레이커’ 발동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이판이 선제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는 한 한국이 먼저 발동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용객이 거의 전무해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 와중에 유가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21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68.6달러,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0.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평균 가격이 배럴당 52달러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항공 부품 관세 면제 혜택 축소라는 악재도 겹쳤다. 관세법 제89조는 항공기 부품 및 원재료에 대한 세율이 완제품 세율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인데 내년부터 해당 조항의 일몰 조치가 시작된다. 현재 100%인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 감면율이 내년에는 80%, 2023년에는 60%로 축소되는 데 이어 2026년에는 면세 혜택이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LCC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