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소호차이나 2조원에 인수

창업자 부부 지분 55% 확보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미국의 블랙스톤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요지에 복합 상업시설을 지어 운영하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소호차이나를 인수했다.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의 랜드마크 왕징소호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17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홍콩 증시 상장사인 소호차이나는 공고를 통해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판스이 회장과 장신 사장 부부가 회사 지분 54.93%를 블랙스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5홍콩달러, 총 142억8100만홍콩달러(약 2조650억원)다. 지난 15일 종가인 3.8홍콩달러에 32%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판 회장 부부는 거래 후 지분율이 63.9%에서 9%로 낮아지며 이사회에서도 물러난다. 블랙스톤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초에도 소호 측에 주당 6홍콩달러의 매입 제안을 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철회한 적이 있다. 소호차이나의 작년 임대수입은 15억3800만달러(약 1조7400억원)로 2019년보다 16% 줄었다.

세계 최대 부동산 투자회사로도 꼽히는 블랙스톤은 최근 수년 동안 중국 사무실과 상업시설,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왔다. 지난 1월에는 남부 광저우 근처 물류단지를 11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블랙스톤 측은 “베이징과 상하이 업무용 부동산 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판 회장 부부의 소호차이나 매각 결정은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창업자 황징,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를 설립한 장이밍 등 중국 재계의 거물들이 잇따라 사업에서 손을 떼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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