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대 레이스도 점화…지역·계파·세대에 나경원 변수까지

영남 원내대표 선출에 '非영남 주자 유리' 관측…전략적 선택 주목
대리전 역풍시 계파색 짙은 후보 불이익 가능성…초선대표론 돌풍 일으킬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30일 김기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이제 시선은 차기 당권 구도로 향하고 있다. 신임 당 대표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후보 경선 관리 등 중책을 맡아야 하는 만큼 당권 주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전당대회를 앞둔 변수도 다양하고, 구도도 복잡하게 전개될 조짐이다.

첫 번째 변수는 지역 안배론이다. 당내에서는 영남 출신이 원내 사령탑을 맡은 만큼, 당 대표는 상대적으로 비(非)영남 지역 주자들이 유리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지역 쏠림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해 전략적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에서는 확장성이 중요한데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영남 출신이면 '영남당'에 갇히는 상황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영남 출신 당 대표 후보군으로는 대구의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5선인 부산의 조경태, 3선인 경남의 윤영석·조해진 의원이 있다.

'지역 안배론'이 비등해지면 비영남 주자인 서울의 권영세 의원이나 충남의 홍문표 의원 등이 유리해진다.

출마를 고심 중인 '다크호스' 나경원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당원의 지지세가 두터운 데다 서울 내 지역구에서 세 번 당선된 것을 포함해 4선인 나 전 의원이 뛰어들면 판세가 요동칠 공산이 크다.

다만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의 고향 덕에 충청권 인사로 분류되는 점이 변수다.

영남 출신 당권 주자들은 영남과 충청을 아우르는 지역 대통합을 구호로 내걸고 레이스에 임할 수도 있다.
두 번째 변수로는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등 각 계파 원로들의 의중이 꼽힌다.

이런 시각은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도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전 의원과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해온 김무성 전 의원의 영향력이 미쳤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파의 조직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에 대한 반발 심리가 커지면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리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주자는 의외로 고전할 수 있다.

원로들을 중심으로 한 계파 대리전 양상에 대한 반감은 전대 레이스의 세 번째 변수인 세대와도 관련이 있다.

계파 정치라는 과거의 낡은 관행과 결별하고 당이 일신하는 면모를 보이려면 젊은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당위성이 전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86세대인 하태경 의원, 5선임에도 50대인 조경태 의원 등이 이 같은 세대교체론을 외치고 있다.

특히 초선대표론을 내걸고 일찍이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초선 김웅 의원이 얼마나 바람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정치 경험이 적은 김 의원이 당 대표를 맡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초선이 당권을 잡는 것만으로도 쇄신 경쟁에서 여당에 앞서 나간다는 여론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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