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후 음식 거부한 반려견 사망…수술로 뱃속에서 꺼낸 것은

오스카의 주인 가족이 붙인 마스크를 제대로 버리라고 호소하는 포스터. /트위터 캡처
최근 영국 체셔주에서 한 개가 마스크를 삼켰다가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한 마스크를 무심코 버린 일이 엉뚱한 부작용을 불러 온 것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생후 16개월 된 코카스파니엘이 산책 중 버려진 마스크를 삼켰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을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체셔주에 사는 엠마 폴의 가족은 ‘오스카’라는 이름의 반려견이 음식을 거부하는 등 기운이 없는 모습을 보이자 병원으로 데려가 여러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 오스카의 엑스레이 촬영을 한 수의사가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개가 마스크를 삼켜 생긴 패혈증으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술대에 오른 오스카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마스크 속에 들어 있는 콧등 부분의 철심이 오스카의 장기를 관통했기 때문이다.

수의사는 폴에게 "마스크의 상태 등으로 볼 때 3~4일 전 산책을 할 때 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에 따르면 폴은 "어디에나 쓰레기통이 있고, 집에 가져가서 버릴 수도 있다"면서 "마스크를 길거리에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와 가족은 동네에 마스크를 제대로 버리라고 호소하는 포스터를 붙였다.강아지가 마스크를 먹이 등으로 착각해 삼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터프츠대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에선 지금까지 마스크를 삼킨 개 10여 마리가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스크는 내구성이 뛰어나 잘 녹지 않고, 철심이 있으므로 동물들의 장기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의 최고 책임자 크리스 셔우드는 “하루에 마스크가 수 천 개씩 버려지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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