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돈 칼럼]21세기의 생존법칙, 인생의 이모작을 하라

‘투잡스’와 ‘인생 이모작’은 엄밀히 다르지만 혼동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인생 이모작은 공시적(共時的) 개념이 아니라 통시적(通時的) 개념이다. 같은 시기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은 ‘투잡스(two jobs)’라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일을 하는 것을 이모작(二毛作)이라고 보면 된다. 투잡스에서 이모작으로 관심이 넘어간다는 얘기는 ‘인생 100세’ 고령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평균 수명은 78.63세로 40년 만에 25년 이상 늘어나고 있다. 미리미리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

죽을 날짜만 기다리는 ‘잉여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는 인생을 크게 ‘번식기 50년’과 ‘번식후기 50년’의 ‘두 인생 체제’로 개혁할 것을 권하고, ‘제 2인생’을 더 이상 ‘잉여 인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거듭나는 ‘또 하나의 멋진 인생’으로 맞이할 것을 역설한다. 결국, 인생 이모작의 핵심은 전반부와 후반부의 터닝포인트(Turning Point)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고령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죽을 날짜가 기다리는 ‘잉여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제 2의 인생’ 준비를 위해 이모작을 해야 한다. 미래에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조급한 마음에 잘못 잡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명의 선수가 사무총장이 되다

‘야구’하면 떠오르는 인물 중에 하일성 KBO 사무총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해설위원으로 기억하지만 원래 고등학교 체육교사였다. 그는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다시 해설위원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KBO 사무총장으로 거듭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후, 김포 양곡고등학교 체육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환일고 주간부 체육교사와 방송인을 겸직하다가 프로야구 출범 후 바빠져서 야간부로 옮기게 된다. 계속 해설가로써 명성을 얻게 되자 교사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해설위원이 된다. 결국 자신의 브랜드를 키워서 체육교사 → 해설위원 → 사무총장이 된 것은 이모작을 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는 인생의 이모작을 하기 위해서 교사에서 해설위원이 되기 위해서 야구 규정집을 모조리 외웠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은 시나리오화해서 ‘예측해설’이다는 고유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습했다. 단순히 해설위원으로 머물지 않고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 행동했고 그것이 그의 인생 이모작을 성공을 이끌게 한 것이다.

하프타임에 찾아오기 전에 역량을 키워라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이 하프타임이다. 열심히 일만 하다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커 버리고 자신은 늙어 은퇴할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프타임이 오기 전에 미리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 하프타임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터닝포인트이다. 터닝포인트란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기억하고 익혀야만 절묘한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경험을 쌓지 않으면 기회는 달아나버린다. 하일성 사무총장이나 슈바이처 박사의 예처럼 느닷없이 찾아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은퇴 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하프타임이 전에 자신의 천직을 찾아서 역량을 키워라.

※ 이 칼럼은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윤영돈의 직장인 눈치 코치>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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