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검사·치료 거부는 테러"…'개천절 집회' 세력에 경고한 與

테러방지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고의로 감염병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를 ‘테러’로 규정하는 내용의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개정안을 내놨다. 다음달 개천절과 한글날에 보수단체가 예고한 대규모 집회를 막겠다는 의도다. 테러방지법 제정 당시 법안을 막으려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섰던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되자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법안을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감염병 확산으로 위기경보가 발령됐을 경우 고의로 감염병에 대한 검사와 치료 등을 거부하는 행위를 테러로 새로 규정하는 내용의 테러방지법 개정안을 전날 발의했다.법안은 오는 개천절과 한글날에 집회를 예고한 보수단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의원은 “검사와 치료에 불응하며 고의로 감염병 확산을 의도하는 행위는 반사회적 테러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국내 일부 단체는 집회·시위 등을 강행하고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며 정부의 감염병 대응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집회세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테러방지법을 개정해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는 보수단체 집회를 막겠다고 나서면서 법안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2016년 당시 새누리당이 발의한 테러방지법 제정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약 8일간 이어진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 저지에는 실패했다. 이에 일부 민주당 의원은 테러방지법 폐기를 20대 총선 1호 공약으로 내거는 등 법안 폐기를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테러방지법 수정안과 폐기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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