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반격으로 존폐 갈림길 선 삼척 장미공원

수백억 투입했지만, 태풍에 침수…삼척시 "이제 재난의 서막"
강원 삼척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장미공원이 자연의 반격으로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장미공원은 오십천 둔치 일대에 8만4천㎡ 규모로 2013년 6월 개장했다.

삼척시는 조성 당시 축구장 12개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과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1천만 송이 장미 그리고 도심에 위치한 것을 매력적 요소로 내세웠다.

이어 2016년부터는 매년 5월 장미축제를 개최했다. 장미축제는 2017년 30만 명, 2018년 60만 명, 2019년 40만 명 등의 방문객을 기록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올해 잇따라 덮친 태풍은 장미공원을 본모습인 하천으로 돌려놓았다.

장미공원은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상륙한 이달 3일 늘어난 강물에 완전히 잠겼고, 나흘 후 다시 북상한 태풍 '하이선'에도 여지없이 침수됐다. 장미공원이 처음으로 침수됐던 이달 3일 지역 한 네티즌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백억 예산을 들여 강행한 장미공원이 태풍 마이삭으로 하루아침에 폭삭 망했다"며 "애초 자연의 순리와 환경을 무시한 무리한 사업이었다"고 지적했다.

총사업비 164억원을 들여 조성한 장미공원은 관리를 위한 예산도 끊임없이 들어가고 있다.
삼척시도 대안 모색을 시작했다. 삼척시는 온·오프라인 시민 소통 채널 운영,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후 전문가 자문·토론을 거쳐 활용방안 등 장미공원의 미래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종 대안에 대해 시민 의견이 찬반으로 대립하면 주민투표 실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시 관계자는 17일 "태풍, 홍수, 가뭄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재난은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재난대비·관리 예산도 더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원상 복구냐 아니면 다른 용도 활용이냐에 대해 시민이 답할 차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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