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임업용 기계 판매 유라통상…자체 생산 도로커터기로 시장 석권

강소기업 탐구

美서 엔진 들여와 완제품 생산
국내시장 점유율 70% 달해

체인톱, 핸드커터기, 장작 제조기
국내 독점 판매 권한 획득
"100년 이상 장수기업 만들 것"
이창수 유라통상 사장이 자사가 판매하는 핸드커터기를 소개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도로커터기, 체인톱, 핸드커터기, 장작 제조기….’

유라통상이 국내에 공급하는 건설 농업 임업 등에 쓰이는 산업용 기계다. 대부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이거나 1위 자리를 다투는 제품들이다. 이 시장은 미국·독일·핀란드·중국(産)산 제품이 경쟁하고 있다. 산업 필수품이지만 작은 내수시장 탓에 국내 순수 제조기업은 없고, 일부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도 유라통상을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들다.유라통상은 세계 1위 제품들을 독점 공급하면서도 도로커터기는 직접 제조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또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지보수시장을 장악해 국내 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라통상은 세계 최대 소형 가솔린엔진 제조업체 미국 브릭스앤스트래톤의 국내 독점 총판 권한을 갖고 있다. 이 회사로부터 엔진을 들여와 서울 구로동 본사 공장에서 도로커터기를 제조·생산한다. 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로 개·보수작업을 할 때 쓰인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이 제품은 분당 3600회 회전하는 엔진에 의해 합금처리된 날이 고속 회전하며 도로 아스팔트를 반듯하게 잘라낸다. 자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도 자동으로 여과시켜준다. 올해 강화된 정부의 소음·진동 규제를 통과한 업계 유일한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라통상은 세계 최대 체인톱 제작업체인 독일 스틸사의 독점 총판권도 갖고 있다. 벌목하거나 한옥을 시공할 때 쓰이는 이 회사의 체인톱과 인테리어 공사 때 콘크리트벽을 자르는 핸드커터기도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핸드커터기는 성수기의 경우 주문부터 수령까지 3~4개월가량 걸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연매출 300억원 규모인 유라통상의 올 상반기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시장 수요가 늘자 충북 진천에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말 준공이 완료되면 물류 처리와 제품 생산량이 기존 대비 두 배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주택 개·보수 증가와 귀농·귀촌 세대의 전원주택 생활이 늘면서 핸드커터기 등의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유라통상은 모든 서비스와 영업 직원 이 기술 자격증을 갖고 있어 유지보수에 즉각 투입할 수 있다. 제품을 수리하고 개선하는 유지보수 사업 매출도 이 회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이 회사는 이창수 유라통상 사장의 부친인 이종관 회장이 1985년 창업했다. 이 사장은 2016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회사 업무를 디지털화해 경영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사장은 “9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북미 산업용 기계시장과 비교해볼 때 한국은 아직 30~40년밖에 안 돼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회사를 100년 이상 장수기업으로 만들어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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