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법정에선 무죄"…한명숙 과거발언 주목

문 대통령도 당대표 때 "정말 억울한 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 대한 여권의 재조사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는 한 전 총리의 과거 발언이 24일 주목받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실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자 입장문을 통해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나는 무죄로, 비록 내 인신이 구속된다고 해도 내 양심과 진실마저 투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에 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탄에 가신 후 지난 6년 동안 검찰의 표적·기획 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죄 없는 피고인으로 살아와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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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법리가 아닌 정치 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이라며 "역사는 2015년 8월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같은 해 8월 24일 수감되기 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면서는 방명록에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는다"고 적었다. 한 전 총리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후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를 본격화할 때도 "정치생명을 끊어놓겠다는 정치보복"이라며 수사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전 총리가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밝힌 입장도 이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본인이 결백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검찰과 법원에 대한 한 전 총리의 이런 태도는 민주당이 최근 밝힌 재조사 필요성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한만호 비망록'을 이유로 검찰 수뇌부에 수사가 제대로 됐는지 조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법원에는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건'과의 관련성에 주목하면서 자체적으로 살펴볼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이미 한만호 비망록이 재조명되기 이전에도 한 전 총리의 입장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온 게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인 2015년 9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말로 정치적으로 억울한 사건이었다는 것은 우리 당 사람들이면 누구나 다 아는 것"이라고 이 사건을 언급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8월 인터넷 팟캐스트 '다스뵈이다' 녹화 공개방송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진짜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했어야 하는데 질질 끌다가 아주 보수적인 검사 출신 대법관이 임용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오더니 며칠 안 돼 유죄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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