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해진 동학개미', 주가 반등 속 차익실현 나서

우량주 집중 매입·단타보단 장기투자…매매패턴 변화 양상도
국내 증시의 폭락장에서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를 떠받치던 개인 투자자들이 14일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달 저점에 주식을 샀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자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개인 매수세가 우량주에 집중된 점을 고려할 때 개미들의 매매패턴이 '단타'에서 '장기투자'로 질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후 2시 4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천1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358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만 4천35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장 마감 때까지 개인이 순매도 추세를 이어간다면 이달 6일 이후 6거래일 만의 순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앞서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팔자' 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2조6천87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28거래일)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4일(4천623억원)과 이달 6일(8천430억원) 단 이틀뿐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1천672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개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1조1천86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한국거래소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래 최대 월간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21조5천676억원에 달했다.

이날 개인들의 순매도세는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에 따른 차익성 매물 실현으로 분석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장 초반부터 기관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개인들이 차익성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반등장이 펼쳐졌지만, 현재 지수대를 고려하면 앞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개인 매수세도 꾸준히 들어올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실탄'도 넉넉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0일 현재 44조4천26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또 최근엔 개인들의 매매패턴이 과거 폭락장과는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의 순매수는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우량주에 집중돼 있다"며 "2008년 당시 개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중소형주와 테마주 중심으로 매수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단기 차익보다는 배당 및 안정적 이익을 추구하는 장기 투자자의 성격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국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전기·전자 업종을 주로 매수하고 있다"며 "전기·전자 업종이 코로나19 위기의 부정적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으나 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또 허 연구원은 "과거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매매패턴의 가장 큰 차이는 투자 기간이었다"며 "대체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더 장기적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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