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충격 속 경제 성장률 논쟁 가열

"6% 고수" vs "3%로 하향" vs "목표 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학자들과 관리들 사이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종전 예상대로 6% 전후로 고수하자는 의견과 코로나19 충격을 감안해 3%로 낮추거나 아예 목표치를 내놓지 말자는 3가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고위 관료들은 2010년 공산당이 목표로 정한 `10년간 GDP 성장률 2배 달성'을 위해 올해 6% 성장률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실물 경제를 담당하는 관료들과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감안할 때 너무 높은 성장률 목표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예년의 경우 3월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를 열어 경제성장률 목표와 한 해 경제 운용 방향을 결정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워낙 커 전인대 개최 날짜도 못 정하고 있다. 마쥔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지난달 31일 관영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당초 기대했던 올해 6% GDP 성장률 달성이 불가능하다면서 GDP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 위원은 경제학자들이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2%로 낮춰잡고 있다면서 비현실적인 목표는 국가 거시경제 정책의 볼모가 돼 각종 경기 진작책들을 남발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 진작책들이 대체로 자본 집중적이었다고 전제하면서 그런 목표 지향적인 지출은 단기적으로 실업을 개선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연구원의 세계 거시경제 책임자인 장빈도 지난 1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더 이상 숫자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며 마 위원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3% 전후의 성장률이 경제를 과열시키지 않으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이른 시간 안에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라는 의견이 나온다.

맥쿼리의 래리 후와 리쉰레이 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6%보다 훨씬 낮은 목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위루 인민은행 부행장이 포함된 베이징의 싱크탱크 중국금융40인논단(中國金融40人論壇)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3% 전후로 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포럼은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률 목표가 너무 높으면 경제 구조가 왜곡되고 자원 배분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떨어뜨리면서 중장기 구조적 불균형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한편에서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일부 경제학자들이 여전히 6% 성장률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웨이장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지난달 중순 한 기고문에서 코로나19 충격에도 경제의 기초가 튼튼하다면서 "올해 6%의 GDP 성장률 목표 달성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연구원에서 경제전략을 담당하는 펑슈밍 선임 연구원은 시나금융 기고문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는 매우 중요한 만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6%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들은 지난달 27일 회의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6% 성장률 목표 달성을 재확인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중국이 앞으로 더 강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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