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도…급성장하는 中 원격의료

아시아 주식 이야기
중국은 넓은 땅과 많은 인구에 비해 의사와 병원의 수가 충분하지 않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9명)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부족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중국은 5년 전부터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휴대폰 화상통화와 채팅 기능을 이용해 의사와 문진을 하고 동일 환자와의 진료기록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의사와 15~20분 정도 문진을 하고 회당 약 20위안을 낸다. 혈액검사, 엑스레이 촬영 등 기본 검사조차 없지만 의료서비스 공급 부족 탓에 이마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인터넷 원격의료 시장의 선두기업인 핑안굿닥터는 하루 70만 건의 온라인 문진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전체 하루 외래 환자 문진 건수(2400만 건)의 3% 규모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의료보험 지원, 온라인 처방전 합법화 등 두 가지 의료개혁을 단행했다. 환자들은 그동안 온라인 문진에 20위안씩 건별로 돈을 내거나 사적 보험 가입을 통해서만 의료 보장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적의료보험에서 오프라인 병원과 동일한 보험 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온라인 약국도 전문의약품까지 취급할 수 있게 됐다.중국 원격 의료 시장에서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강자들과 사보험 시장 1위인 핑안보험의 자회사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 초기에는 춘위와 같은 벤처 기업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대기업인 핑안굿닥터(핑안보험), 알리헬스(알리바바), 위닥터(텐센트) 등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핑안굿닥터는 보험업계 1위인 모회사 핑안보험과 함께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업계 최고의 온라인 진료 데이터베이스도 보유하게 됐다. 이 같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업계에선 유일하게 1000여 명의 의사를 직접 고용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알리헬스는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의약품 상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즉 알리바바 티몰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면 알리헬스 매출로 잡힌다. 알리헬스와 위닥터는 핑안굿닥터와 달리 의사와 환자를 연계하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홍콩 시장에 상장된 핑안굿닥터와 알리헬스의 최근 사업연도 순손실은 각각 1300억원, 170억원 규모에 달한다. 그럼에도 연평균 100%의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면서 2021년 또는 2022년께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적자에 허덕이는 인터넷 원격의료 기업이 수년 뒤 어떤 모습일지 지켜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우건 < JK캐피탈 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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