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막말에도…문 대통령 "역지사지하는 지혜·진정성 가져야"

北에 "판 깨지말라" 주문
평화경제 중요성도 다시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한 관계를 두고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스레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신임 보훈처장 임명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박삼득 신임 국가보훈처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박 처장 부인 홍경화 씨.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도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기회가 무산된다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판을 깰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그런 만큼 우리 모두는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지난 6월 남·북·미 정상 회동 이후 진전이 없던 미·북 실무 대화가 재개 조짐을 보이자 ‘북한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역지사지’라는 표현을 통해 남측에 막말을 일삼고 있는 북한에 우려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간의 노력까지 함께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평화경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우리가 평화롭고 강한 나라가 되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으로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화경제는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적 과업이자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제”라고 덧붙였다.

남북 현안에 집중하면서 이날 대일(對日) 메시지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불과 1주일 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 보복’이라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사용했다. 당시 “과거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던 우리로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 보복을 매우 엄중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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