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중앙회' 내세운 전략가 김기문…벼랑 끝 中企 구원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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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한 제치고 4년 만에 컴백
김 회장 리더십 필요하다는 中企 원로들 권유에 출마 결심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 성공
2007년 2월부터 8년간 중앙회장을 지낸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은 특유의 뚝심과 리더십으로 중앙회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도 하고 싶은 얘기를 거침없이 했고, 굵직한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냈다. ‘중앙회는 김기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가 회장직을 떠난 지 4년 만인 28일 다시 돌아왔다. 그는 “일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말했다.중소기업을 위해 다시 돌아와
김 회장은 당선된 뒤 “중앙회장은 권력·권한이 많은 자리가 아니라 할 일이 많은 자리”라며 “굵직한 현안은 물론 미시적인 애로사항까지 헤아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중소기업을 돌보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밝혔다.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회장은 “중앙회장 선거는 정권을 뺏고 빼앗기는 장이 아니라 회장을 뽑는 절차다. 중소기업을 하나로 모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잘살 수 있도록 화합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지금 무방비 상태에 몰렸다”며 “특단의 대책을 찾아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원한’ 중기중앙회장이날 투표를 통해 기업인들이 보여준 것은 김 회장의 능력에 대한 기대였다는 평가다. 과거 중앙회장 시절 여러 잡음도 있었지만 중앙회의 존재감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2007년 중앙회장에 당선된 직후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김 대리’였다. 행사가 있으면 메뉴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챙기는 그를 보며 냉소적으로 부르던 별명이었다.
첫 경영전략회의 때부터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앙회 간부들은 김 회장이 대부분 현안을 줄줄이 꿰고 있는 것에 깜짝 놀랐다. 김 회장은 간부들을 몰아세웠고, 한 간부는 한마디 대답도 못 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간부들의 태도가 변했다. 직원들은 “김 과장쯤은 되네”라며 약간 높여 불렀다.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중앙회 현안들이 하나씩 해결되자 직원들의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마지막 공식 행사인 60번째 경영전략회의 때 직원들은 김 회장이 그들의 마음속에서 ‘김 대리로 시작해 김 회장까지 승진한 8년간의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했다.
■김기문 신임 중기중앙회장은-1955년 충북 증평 출생
-청주농고 졸업, 충북대 경제학 명예박사
-제23~24대 중앙회 회장
-초대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장
-재단법인 통일과나눔 이사
-진해마천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부국금속 대표)
전설리/김진수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