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신임회장 화합 호소에도 '내상' 드러낸 중소기업계

고소·고발 잇따라…김기순 선관위원장 "선거 관리규정 개선 필요"

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를 치르면서 장기적으로 선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부총리급 의전을 받아 '중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높은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올해에도 금품 살포와 흑색선전 등 각종 의혹에 따른 고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를 앞으로 4년간 이끌 김기문 신임 회장은 28일 당선 후 기자실 찾은 자리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다시 일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이번 선거는 굉장히 치열했지만, 어느 면에서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는데, 화합하는 쪽으로 중소기업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기중앙회 (선거)는 정권을 뺏고 빼앗기는 데가 아니고 단지 회장을 뽑는 선거지, 힘이나 권력이 오가는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도록 화합해 하나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그러나 "측근이 금품제공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물음에는 "나중에 말하겠다", "나는 모른다",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면 알게 된다"며 즉답을 비켜갔다.

기자실을 떠나는 김 회장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그의 비서진과 중기중앙회 직원, 기자들 사이에서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후보들간의 세 차례 정책토론회 도입, 후보 추천제 폐지, 기탁금 2억원, 부정선거 신고자 포상 기준 3억원 등으로 선거 제도를 손질했다.그러나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의 맹점으로 후보 당사자 주변인의 금품제공 등 위법행위가 드러나더라도 후보자의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기순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 후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내용을 일부 적용해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임원 선거 관리규정을 개선하고 등록 후보의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출마자의 자격 기준을 높여 납세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인, 도덕적 해이가 심한 기업인, '갑질' 기업인의 출마를 봉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중견기업인, 대기업 경영자의 출마 차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