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일축…KOC 분리 "논리에 안 맞아"

평창올림픽 때 심석희 조언 관련 "빙상팀 소집해 올림픽에 집중하라 했다"고 해명
체육계 폭력·성폭력 파문으로 위기에 놓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자신을 겨냥한 사퇴론을 일축하고 정부의 체육계 개선 대책도 정면으로 반박했다.또 평창올림픽 기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에게 잘못된 조언을 했다는 의혹도 공개로 해명하는 등 태도를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했다.

이 회장은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먼저 "평창올림픽 기간 심석희와의 회동 관련 소문을 해명하겠다"고 했다.

심석희 측은 이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자신과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을 포함한 삼자 회동에서 조재범 전 코치를 대표팀에 곧 복귀토록 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을 폭로했다.전 부회장도 당시 이 회장의 발언을 전하며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며 "(심석희에게) 저 말에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애초 심석희 측 주장에 올림픽 기간 심석희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회동 자체를 부인해오다가 의혹이 커지자 만난 적은 있지만, 올림픽에 전념하라는 취지였다고 말을 바꿨다.

이 회장은 대의원 총회에서도 비슷한 해명을 내놓았다.그는 "평창올림픽 기간 심석희가 설사로 고생하고, 그 와중에 스피드 스케이팅의 김보름과 노선영이 불협화음을 낸다는 소식도 접해 당시 유행하던 노로바이러스에 선수들이 감염됐는지 확인하고자 새벽에 평창선수촌을 방문해 빙상대표팀을 모두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심석희와 김보름에게 "코치와의 갈등, 선수 간의 갈등이 있지만, 일단은 올림픽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라"고 했다며 "모든 건 제 자리로 돌아온다. 사필귀정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빙상팀에 여러 문제가 생기자 선수들을 불러놓고 올림픽에 전념하라고 강조했다는 게 이 회장 해명의 요지다.또 '모든 건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발언을 심석희 측이 조 전 코치의 복귀로 오해했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발언의 내용이 심석희 측, 전 전 부회장의 설명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이 평창선수촌을 방문한 날짜도 명확하지 않아 여전히 의문은 해소되지 않는다.

이 회장은 또 체육계 폭력·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곳곳에서 제기한 사퇴 권유도 거부했다.

이 회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무책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게 내 의무"라며 사퇴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아울러 "2004년과 2007년에도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벌어졌지만, 당시에 책임 있던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했느냐"며 "2032년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마당에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대한체육회(KSOC)를 분리하는 건 논리에도 안 맞는다. 애들 장난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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