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의 정석' 8개월 만에 200만장 대박…차별화·다양화 성공

Cover Story -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인기 비결
웹드라마 등 파격 마케팅 큰 호응
예술적 감성 풍부한 디자인도 매력
올해 마일리지 카드 등 3~4종 추가
우리카드의 대표 상품 브랜드로 꼽히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돌풍을 일으키는 데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지난해 4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30만 장이 발급되더니 3개월째엔 50만 장을 넘겼다. 출시 5개월을 넘긴 지난해 8월 중순 100만 장, 12월 중순 200만 장이 발급됐다. 2013년 우리카드 출범 이래 최단기 200만 장 돌파 기록이다. 우리카드 내부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의 성과라고 보는 분위기다.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빅데이터 분석으로 소비패턴 분석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고객 가치를 중점에 둔 차별화가 강점으로 꼽힌다. 우리카드는 카드 상품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상품만의 특징이 있어야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카드의 정석’ 출시를 추진했다. 상품 구성부터 디자인, 마케팅 전략까지 모든 부분에서 우리카드만의 색깔을 입히면서 특징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을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직접 챙겨 정 사장 이름을 내건 ‘정원재 카드’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상품별 특화된 혜택을 앞세운 상품으로 구성됐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변화된 고객 수요와 소비 패턴을 반영했다. 결제금액의 0.8%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카드의 정석 포인트’를 시작으로, 결제금액의 0.7%가 할인되는 ‘카드의 정석 디스카운트(할인)’, 쇼핑에 특화된 ‘카드의 정석 쇼핑’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포인트 적립 기능을 넣은 ‘카드의 정석 엘포인트’, 음식점에서 결제금액의 5%를 캐시백해주는 ‘카드의 정석 쏘삼(SSO3)’ 등도 있다. 지난해까지 총 7종이 출시됐고 올해 마일리지 특화, 프리미엄 등 3~4종이 추가될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포인트 적립 또는 할인 혜택을 특화한 게 통했다”며 “고객 이용 빈도가 높은 업종엔 추가 혜택을 더 제공한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화 디자인도 한몫예술적 감성이 넘치는 독특한 디자인도 고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카드 디자인에 ‘한국화의 아이돌’로 불리는 화가 김현정 씨의 그림을 접목했다. 예술과 금융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이다. 정 사장이 서울 종로구 본사 집무실에서 광화문 주변을 내려다보다가 한복 입은 사람들을 보고 떠올린 아이디어다. 기존 카드에선 시도한 적 없는,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예쁜’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 오른쪽 상단에 ‘ㄱ’자 홈을 내 잡기 편하게 한 것도 디자인 차별화 요소다. 카드 표면에는 특수 가공을 통해 작품이 액자에 들어 있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했다. 카드명은 세로로 배치해 한국화 작품을 기초로 한 디자인 분위기를 살렸다. 지난해 10월엔 디자인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도가 많았던 만큼 시제품 제작 횟수도 75번에 달했다. 보통 카드 신상품이 나올 때 3~4번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 비해 20배 이상 노력이 더해졌다.

우리카드는 브랜드 마케팅의 차별화로 카드의 정석 시리즈에 대한 주목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카드는 최근 편당 16~17분씩 총 세 편으로 구성된 웹드라마 ‘워크 앤 러브 밸런스(Work & Love Balance)’를 선보였다. 카드사가 웹드라마를 제작한 첫 사례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우리카드와는 연관이 없다. 우리카드를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주인공의 일상생활 중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였다. 주인공이 헬스장, 식당 등에서 우리카드의 직장인 특화 상품인 ‘카드의 정석 위비온플러스’나 ‘카드의 정석 쏘삼(SSO3)’ 등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는 식이다. 이 웹드라마는 첫 회 공개일로부터 2주간 조회 수 300만 건을 기록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스토리가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면 고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엔 서울 공덕동에 있는 수제맥주 전문점 미스터브루잉과 협력해 이벤트 맥주 ‘우리에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맥주를 우리카드로 결제하면 50%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열었다.우리카드는 올해에도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실적 견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카드의 정석 시리즈 200만 장 발급에 이어 올해 300만 장가량을 더 발급해 누적 500만 장 규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기존 범용 상품에 비해 이용률 및 인당 이용금액이 10%가량 우수하다”며 “신규 고객 확보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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