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만 '콕'…LG 시그니처는 제품 본질에 충실"

Cover Story - LG전자

인터뷰 LG 시그니처 브랜드 총괄 장보영 LG전자 상무
“LG 시그니처는 ‘럭셔리’ 브랜드가 아닙니다. 단지 ‘고급’ 브랜드란 명성을 얻기 위해서였다면 냉장고에 보석을 박았겠죠. 하지만 LG는 냉장고 본연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만으로 기존과는 ‘격’이 다른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LG가 시그니처를 ‘초(超)프리미엄’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총괄하는 장보영 LG전자 상무는 인터뷰 내내 ‘본질’을 얘기했다. LG 시그니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각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만드는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여러 가정에 관찰카메라를 설치해 소비자들이 냉장고, 세탁기 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오랜 기간 지켜봤다고 했다.장 상무는 “예컨대 사용자들이 냉장고 안의 식재료를 확인하기 위해 문을 얼마나 자주 여닫는지 등을 세세하게 관찰한 뒤 LG 시그니처 제품을 만드는 데 적용했다”며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 ‘노크 온 매직스페이스’ 기능이 탑재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냉장고 스스로 문을 여닫는 ‘오토 스마트 시스템’ 역시 사용자들이 두 손에 식재료를 들고 있을 때 냉장고 문을 열기 어려워하는 점을 파악한 뒤 개발한 기술이다.

장 상무는 “철저하게 냉장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찾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며 “냉장고 문에 대형 TV를 탑재하는 등 제품의 본질과 무관한 기능은 일절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제품에 비해 3배가량 비싼데도 불구하고 LG 시그니처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상무는 “트렌드에 민감한 40~50대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LG 시그니처 수요가 늘고 있다”며 “혼수로 구입하는 신혼부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나 LG 시그니처의 손익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다. 투자비가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투자비를 뽑아내려면 가격대를 내려 판매량을 늘려야 하지만, 장 상무는 “그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LG 시그니처는 출시 후 한번도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다”며 “수익보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 시그니처 덕분에 다른 LG 제품 판매가 늘어나고,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는 등 ‘낙수 효과’로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고 했다.

장 상무는 “LG 시그니처는 모든 LG전자 제품에 열려 있다”며 “순차적으로 LG 시그니처가 붙은 에어컨, 청소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장 상무에게 LG 시그니처의 향후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사람들이 꿈꾸는 ‘미래의 가전’을 가장 먼저 구현하는 브랜드가 될 겁니다. 머지않은 시기에 한층 똑똑해진 인공지능이 탑재돼 소비자들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모든 걸 통제할 수 있을 거예요. 회사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있을 겁니다. 오디오, 식기세척기 등 모든 부서에서 ‘우리 제품에도 LG 시그니처를 달아달라’고 요청하지 않을까요.”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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