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에 태양광 지하정원 조성, 햇빛 끌어들여…내년 10월 개장

서울시 "유휴공간 활용 재생 모델"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에 태양광으로 식물을 키우는 지하정원(조감도)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유휴공간 850㎡를 지하정원으로 재생해 내년 10월 개방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지하정원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은 지상의 햇빛을 지하로 끌어들여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태양광 채광시스템’이다. 2개 거울을 이용해 태양광을 고밀도로 집광한 후 특수 제작한 렌즈를 통해 전송하는 원격채광 방식이다. 서울시는 총 8개 채광시스템을 통해 햇빛이 지하로 스며들도록 할 계획이다. 종각역 지하광장은 지하공간으로는 드물게 규모가 큰 광장 형태이고 높이도 5m 정도다.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지상부에 광장이 있어 일조환경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해 ‘자연광을 이용한 지하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식물을 키우는 정원은 전체 공간의 6분의 1 규모(145㎡)다. 이 지하정원에는 광량이 많아야 재배 가능한 레몬트리, 오렌지나무 등 과실수와 함께 이끼 같은 음지식물도 심을 예정이다. 다양한 식물을 통해 사계절 내내 푸른 ‘도심 속 작은 식물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정원 사이에는 식물 체험·교육, 공연, 모임, 직장인 힐링 프로그램(요가, 명상 등) 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각역 지하 유휴공간 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실시 설계를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착공 시점은 내년 2월이다. 시는 지하정원 조성 후 모니터링 등 데이터 축적 과정을 거쳐 ‘자연광에 의한 지하정원’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인정 추진할 계획이다. 또 지하정원 연구개발(R&D) 기술에 대한 국내외 정책 수출 가능성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학진 본부장은 “지하정원은 단순한 경관개선이 아니라 지하 유휴공간의 선도적인 재생모델”이라며 “혁신적인 생태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지하에서도 푸른 정원에서 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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