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약사면허 대여 약국 운영 안해"

법원에 행정처분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사진)이 약사면허 대여 약국 운영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조 회장은 2010년 10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인천 인하대병원 인근에서 고용 약사 명의로 약국을 운영하고, 정상적인 약국으로 가장해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1522억원 상당의 요양급여와 의료급여를 부정하게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약국은 약사 자격증이 없으면 개설할 수 없다.

한진은 9일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약사 면허를 대여해 약국을 운영한 적이 없다”며 “계열사인 정석기업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약사에게 약국을 임대했으며 해당 약사는 독자적으로 약국을 운영했다”고 해명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조 회장의 전체 부당이득금 중에서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환수하기 위해 최근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단독주택과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을 가압류했다. 평창동 주택의 가치는 35억원, 구기동 주택은 13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구기동 주택을 1985년부터 2013년까지 자택으로 쓰다가 2014년 2월 평창동 주택으로 옮긴 상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향후 조 회장의 재산과 소득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한 환수 및 가압류 조치 등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행정처분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충실히 소명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만약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추가 환수조치는 불가능하다.

조 회장의 약사면허 대여 혐의는 향후 재판에서 결론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지난 10월 조 회장을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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