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물러난다…10월초 공모

"끝까지 정상적 업무 수행…연속성은 미술관 성공조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기관 중 첫 외국인 수장인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연임하지 않고 물러난다.문체부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술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미술 정체성 확립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 새 관장을 공모하기로 했다"며 "규정에 따라 마리 관장에게는 연임이 어렵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도 "문체부가 마리 관장에게 3년 임기로 관장직이 종료된다고 연락했다"며 "공모 절차는 10월 초에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리 관장은 오는 12월 13일 임기를 마치게 됐다.마리 관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한 시간은 특별한 일이자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한국 근현대 미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값진 기회였고, 이를 통해 한국미술의 국제적 인지도 상승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12월까지 올해 마지막 전시 개막을 준비하고 2019년 프로그램을 확정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며 "제한적이고 짧은 기간에 한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리 관장은 "연속성과 안정성이야말로 미술관의 성공조건이라는 것이 변함없는 신념"이라며 연임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스페인 출신인 마리 관장은 네덜란드 현대미술센터인 비테 데 비트 예술감독, 스페인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관장,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 회장을 지냈다.

그는 국립현대미술관장 취임 초기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축구 감독 히딩크처럼 외국인 관장으로서 성공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고, 지난 1월 간담회에서도 관장 임기가 짧다며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마리 관장은 재임 기간에 미술관 조직을 개편하고 동시대 아시아 미술을 조명하는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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