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 가성비 확 높인다

명품의 향기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 리뉴얼

가을·겨울 신상품부터 한섬 브랜드 노하우 적용
화려함 대신 심플함 강조… 실용적 아이템 늘려
디자이너 인력 20% 늘리고 컬러·아트조직 신설
토종 여성복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가 확 달라진다. 지난해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해 이들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게 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섬이 자사 브랜드 ‘타임’ 등에 적용하고 있는 조직과 기획, 판매 등 전체 시스템을 이들 브랜드에 도입해 새 상품군을 내놓기로 했다.

가성비 높인 제품군 확대한섬은 한섬만의 색깔과 스타일을 입혀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3개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재구성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여성복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섬의 노하우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다. 한섬의 자회사 한섬글로벌이 운영하고 있는 이들 브랜드는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부터 새로워진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오브제와 오즈세컨은 니트, 외투 등 실용적인 제품을 대거 늘린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뛰어난 제품을 확대해 매일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뜻이다. 특히 한섬이 잘 만드는 ‘포멀&데일리’ 제품군을 확대한다. 출근용으로 입을 수 있을 정도로 세련되면서 절제된 디자인, 여러 장소에 다 잘 어울리는 실용성 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오브제, 오즈세컨이 판매했던 핵심 상품 중 ‘헤리티지’ 라인은 전체 물량의 50%에서 30%가량으로 줄인다.

영캐주얼 브랜드 세컨플로어는 가성비를 앞세워 제품 종류를 늘리기로 했다. 기존에는 티셔츠 같은 단품을 주로 판매했지만 외투, 원피스, 데님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여러 제품을 믹스매치해서 입을 수 있게 구성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섬의 브랜드 기획 방식을 접목해 차별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3개 브랜드가 갖고 있던 화려한 제품, 개성이 강한 옷을 줄이는 대신 심플하고 절제된 스타일의 제품을 확대해 기존 소비자와 신규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단위 품평회 적용

조직도 세분화했다. 한섬글로벌 국내패션사업부의 조직과 인력을 타임, 시스템 등 한섬이 운영하던 형태로 바꿨다. 브랜드마다 상품기획, 디자인, 니트디자인, 소재디자인 등 기능과 직군별로 팀을 세분화했다. 디자이너 인력도 기존보다 20%가량 늘렸다.

특히 국내 패션업체 중 한섬이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주 단위 품평회’를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3개 브랜드에도 적용키로 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들 브랜드는 매주 품평회를 열면서 1~2주 단위로 상품을 출시하는 근접 기획 비중도 대폭 확대키로 했다. 품평회를 거친 제품 중 정식 상품으로 통과되는 비중을 뜻하는 ‘채택률’도 절반으로 줄여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출시 여부를 더 까다롭게 결정하겠다는 얘기다.한섬 관계자는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꿔 팀별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자율성과 개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초엔 디자인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전담하는 컬러와 아트 조직도 신설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 높일 것”

판매 방식도 달라진다. 한섬은 세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제품을 언제든 믿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3개 브랜드가 진행하던 품목 할인, 브랜드데이 등의 비정기 세일을 지난해부터 줄여나가고 있다. 한섬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이들 3개 브랜드를 ‘노세일’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대신 소비자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 전담부서를 신설했다.한섬은 올해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3개 브랜드의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높은 1100억원으로 잡았다. 2020년까지 16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5년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MD 경쟁력 강화와 인프라 구축 등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섬 관계자는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디자이너 인력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방침”이라며 “3개 브랜드 모두 캐주얼 브랜드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 기존 한섬 여성복 브랜드와 차별화된 콘셉트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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