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구축 땐 남·북·러 경협 본격화"

韓 대통령 첫 러시아 하원 연설

"수교 30주년 유라시아 발전 협력"
18분 연설에 7차례 박수 이어져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하원 본회의장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한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한 경제협력이 본격화되고,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를 2박4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건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문 대통령은 “남·북·러 3국 간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남과 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이뤄져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남북 간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한·러 혁신센터 설립 △극동개발 협력 △러시아 내 한국형 종합병원 설립 등 양국의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2020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새롭게 이웃이 된 지 30년 되는 해”라며 “수교 30주년에 맞춰 유라시아 발전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교역액 300억달러,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하자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데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연설 말미에 러시아어로 ‘발쇼예 스파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직접 말하며 연설을 맺었다. 이날 18분간 이어진 연설에는 일곱 차례에 걸쳐 박수가 나왔다. 연설이 끝나고 기립박수는 30초가량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러시아의 지지를 부탁하고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문 대통령은 방러 둘째날인 22일 푸틴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한다. 이후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해 러시아월드컵 한·멕시코전을 관람하고 한국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손성태/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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