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이지바이오

정부 '북방정책' 수혜주로 부각
자회사 마니커, CJ서 투자유치
러시아에서 농장사업을 하고 있는 사료업체 이지바이오가 정부의 북방정책 수혜주로 거론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회사인 닭고기 전문업체 마니커가 최근 CJ제일제당 투자를 받아 CJ와의 협력관계가 강화된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지바이오는 12일 코스닥시장에서 190원(2.03%) 떨어진 91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조정받았지만 지난 4월 이후 30.53%(12일 기준)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날(11일)엔 장중 1만원까지 뛰며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사료업종이 남북한 경제협력 관련주로 부각되고 있는 게 주가 강세의 일차적 원인으로 꼽힌다. 이지바이오는 자체적으로 배합사료, 사료첨가제를 제조하면서 별도 자회사를 통해 육가공 및 닭·오리고기 제품 판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대북지원이 현실화되면 사료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이지바이오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신(新)북방정책’의 수혜주로 거론된다. 이지바이오 자회사인 서울사료는 2008년 러시아 연해주에 설립한 농업법인 에꼬호즈를 통해 현지에 1억2000만㎡ 면적의 농지를 확보하고 있다. 옥수수, 밀 등을 생산해 사료에 들어가는 곡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신북방정책은 러시아 등 북방 유라시아 국가들과 경제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북한이 빠진 북방정책이라는 논란 속에 과소평가됐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신북방정책도 남북 경협의 일환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북방정책과 관련해 농업 부문에서 이지바이오가 러시아 등과 협력해나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분기 이지바이오는 작년 동기보다 19.4% 늘어난 3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시세가 오르면서 생물자산 평가이익이 늘고 있다”며 “2분기에도 5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회사인 마니커가 최근 CJ제일제당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점도 호재다. 지난 8일 마니커는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내달 신주가 상장되면 CJ제일제당은 이지바이오(마니커 지분율 22.81%)에 이어 마니커 2대 주주(지분율 12.28%)가 된다. 마니커 주가는 11일과 12일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는 CJ와 이지바이오 협력의 시작점”이라며 “CJ는 사료와 닭고기 등의 제조 노하우를 이전받을 수 있고, 이지바이오는 CJ와 함께 해외로 진출하거나 유통망을 공유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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