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회사 업무의 기본은 회계 문과생은 숫자에 밝아야"

양대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문과에도 길은 있다
“취업준비생의 절반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죠.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돕는 최소한의 노력은 대학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요.”

《문과에도 길은 있다》의 저자 양대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관리회계 전공·사진)는 ‘문송하다’는 현실을 깰 수 있는 방안을 학교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송하다’는 ‘문과라서 죄송하다’의 줄임말로 취업시장에서 외면받는 인문·사회과학 관련 전공 졸업자의 어려움을 담고 있다.
학력이나 전공,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늘어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학점과 토익 점수에 매달리고 있는 제자들에게 양 교수는 실제 기업이 원하는 ‘직무 스펙’을 쌓으라고 조언한다. 문과생이 반드시 챙겨야 할 과목은 회계다. 대학마다 관리회계, 재무분석, 중급 회계 등 다양한 회계 강의가 있다. “이과생이 기술이라면 문과생은 숫자에 밝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경영기획, 전략, 마케팅, 경영관리, 인사, 총무 등 대부분의 업무영역에서 숫자를 다루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마케팅이나 인사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경영학과 학생조차도 기업설명(IR)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볼 줄 모른다”며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데 면접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한 양 교수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해 LG전자 전략기획팀, 포스코경영연구소 등에서도 일했다. 누구보다 기업과 학생을 잇는 다리 역할에 적합한 ‘스펙’을 갖춘 셈이다. 양 교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수는 관심이 없고 학생들은 모르고 있어 안타까웠다”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양한 기업 임원들과 만나 원하는 인재 수요를 파악했고 학부, 대학원생 500여 명을 상담해 고민을 들었다”고 말했다.‘숫자 능력’을 키우는 것 외에 필수로 꼽은 것은 인턴 경험을 통한 실무 능력이다. 이를 위한 휴학은 필수고, 답은 현장에 있다. 양 교수는 “대부분 대기업, 금융권 인턴만 하려고 하지만 기업 규모가 아니라 자신이 취업하고 싶은 업종 내 유사 직종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장에서도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으로의 전환에 막막해하는 학생들에게 양 교수는 말한다. “단순한 취업 전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졸업 이후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됐으면 합니다.” (양대천 지음, 메이트북스, 251쪽, 1만5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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