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미도' 매도 호가보다 1억원 싼 포털 매물

중개업소 "급매물 감안 가격 낮춰"
서울 대치동 ‘미도’아파트의 모든 매물은 매도자가 원하는 호가보다 1억원씩 싸게 포털 사이트에 나와 있다. 매도자들이 물건을 팔길 원하면서도 가격을 내리지 않아 중개업소들이 내놓은 전략이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거래절벽’ 약세인데도 매도자들은 가격을 내려 놓지 않아 답답하다”며 “급매물이 출현하면서 그 근처로 가격 조정에 들어간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의 우성·선경·미도아파트는 약어로 ‘우·선·미’로 불린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 우성이 먼저 오르고 그 다음은 선경아파트, 이후 미도아파트가 따라붙기 때문에 생긴 별칭이다. 같은 면적 주택형의 가격도 이름 순서대로 1억원씩 차이를 보인다. 개포우성1차 아파트의 전용 84㎡는 22억원, 선경아파트 전용 84㎡는 21억원에 나와 있다. 이 흐름대로 보면 미도아파트 전용 84㎡는 20억원에 나와야 한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평가다. A공인 관계자는 “소유주가 20억8000만~21억원 수준에 내놔 거래가 아예 이뤄지지 않아 20억원 안팎에 물건을 올렸다”며 “매도자들이 가격 조정 의사를 내비친 금액 범위를 선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미도아파트의 시세는 매도 호가보다 1억원 싼 가격에 나와 있다. 다른 면적의 주택형도 마찬가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미도아파트는 지난 3월 초 19억9500만원에 13층이 실거래됐다.급매물이 출현하면서 가격이 내린 영향도 있다. 선경아파트 전용 84㎡는 20억원에 급매가 나왔다. 일선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4개의 미도아파트 전용 84㎡ 중 한 급매 물건은 19억원에 매수자를 찾고 있다. 미도 전용 128㎡ 물건은 25억~26억원을 호가한다. 4월 들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돼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저렴한 물건을 찾는 매수 희망자의 문의전화만 간혹 걸려온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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