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드루킹' 수사로 구겨진 자존심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수사팀장 "경찰 명예·자존심 위해 최선 다할 것"
경찰청장, 서울청장 질책
"드루킹 사건 의구심 드린 것 잘못"
야 3당, 댓글조작 관련 특검 등 합의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수사에 대한 경찰에 대한 불신이 특검 요구로 이어진 후 마침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야 3당 지도부가 더불어민주당원 '드루킹' 김모 씨 댓글조작 사건관련해 특검에 합의했다.

야 3당의 대표와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드루킹 사건 특검 및 국정조사를 위한 공조 방안을 합의했고 민주당은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여야 대치는 극대화되는 형국이다.야 3당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공동으로 국회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야3당은 이번 여론 조작 사건을 계기로 포털과 여론조사 등의 제도 개선에 힘을 합치고 특검이 수용될 경우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굳은 표정의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 3당의 특검 요구에 "경찰이 수사하고 있으니 (수사 결과가) 미진하면 특검을 하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여야가 '드루킹' 특검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경찰은 구겨진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팀장은 23일 자정쯤 경찰 내부게시판에 '드루킹 사건' 수사팀장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렇게 밝혔다.

수사팀장은 "경찰 동료들의 신뢰가 없다면 경찰의 존립기반도 없다"며 수사팀에 신뢰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또 "수사보고 한 장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이 뛰고 직접 확인해야 하는지 경찰 동료분들은 잘 아실 것"이라며 "밖에서는 석 달 가까이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며 비난할지라도 15만 경찰관 선후배들은 수사관들이 묵묵히 하루하루 성실히 수사했다는 점을 알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눈 쏠린 느릅나무 출판사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드루킹이 지난달 22일 긴급체포 됐으나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늑장 수사로 일관해 '여당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받았다.

23일 이철성 경찰청장은 ‘드루킹 사건’ 뒷북수사 논란에 대해 “수사팀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서울지방경찰청)지휘부의 부적절한 언론대응으로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사건을 지휘하는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이 청장이)무슨 보고를 받아서 그렇게 얘기한 건지 몰라도, 경솔했다고 생각한다”고 질책했다.

이주민 서울청장은 ‘드루킹 사건’ 초기인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가끔 고맙다는 답변만 했다”며 김 의원이 댓글 조작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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