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허가는 받았지만…넘어야 할 산 많은 인보사

주가 15% 이상 하락

"무릎 연골재생 확인 못해"
식약처 "인보사 통증 줄이고 관절기능 개선 효과로 허가"
업계 "효능 기대 못 미쳐"

코오롱생명과학 즉각 해명 "한·미 임상환자 일부 효과
식약처 임상지침 제약 많아…미국 3상 재생효과 입증할 것"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가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본지 7월10일자 A1, 17면 참조하지만 출시 전부터 효능 논란에 휩싸였다. 무릎 연골 재생 효과를 두고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인보사는 약가 협상을 거쳐 하반기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는 만큼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식약처는 12일 골관절염 동종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를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인보사를 개발한 지 19년 만에 얻은 성과다. 그러나 이날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15.84% 폭락했다.식약처가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와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환자의 손상된 연골 재생 효과를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확인한 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골을 재생시키는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허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보사가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적 치료제(DMOAD)’를 표방해 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실망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연골 재생은 추가 입증해야일각에서는 임상 설계의 한계로 인보사 효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인보사는 통증 감소, 관절 기능 개선 입증을 목적으로 임상시험이 설계됐다.

연골 재생 등은 부차적인 2차 평가변수로 설정됐다. 2차 평가변수는 심사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통증 감소 등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기 때문에 허가를 내줬다는 얘기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완치가 어려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의 특성상 1~2년가량 통증을 감소시켜 증상을 완화하는 것도 획기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중증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인보사를 1회 주사하고 1년 뒤 환자가 느끼는 무릎 통증 개선 정도와 관절 기능 개선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의 무릎 관절 부종, 뻣뻣함이 개선됐고 달리기 테니스 등 강도 높은 운동이나 계단 오르기, 장보기와 같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연골이 재생되는 구조 개선 부문에서는 통계적인 유효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보사를 ‘연골 재생 치료제’로 판매하려면 임상을 다시 설계한 뒤 환자를 새로 모집해 허가받아야 한다는 게 식약처의 의견이다.코오롱생명과학 측은 한국과 미국 임상시험에 참여한 일부 환자에게서 연골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연골 재생은 장기 관찰이 필요한데 현행 식약처 지침에 따라 임상을 진행하면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인보사는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여서 국내 임상 사례가 전무한 데다 평가지표로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 임상은 환자 159명을 대상으로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3상에서는 환자 1020명의 대규모 장기 추적 결과를 통해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가 협상 등 진통 예고

인보사 효능 논란으로 약가 협상과 국내 판매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의료계는 인보사의 비교 대상이 없고 고가의 치료제여서 약가 산정,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보사 1회 접종분 가격을 400만~500만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는 약값의 30%만 내면 되기 때문에 100만원대로 부담이 줄어든다.인보사는 1~2년에 한 번씩 계속 맞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약물 대신 선택하는 인공관절 수술 비용은 400만~500만원 선이고 1회 시술로 연골 재생을 돕는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시술 비용은 800만~1200만원 정도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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