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신 실크로드'에 자금 쏟아붓자 미국 기업도 군침

'일대일로 정상포럼' 폐막

주중 대사관에 TF 꾸린 미국…"1조달러 시장 열린다" GE 등 관심
시진핑 "분열·보호주의 거부해야…2019년 2회 포럼 개최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폐막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얘기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실현을 위해 14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대일로에 대한 중국의 투자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미국 정부와 기업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폐막한 15일 시 주석은 29개국 정상이 참석한 원탁 정상회의 자리에서 “세계화가 역풍을 맞고 있어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며, 분열과 배타주의를 피하고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시 주석은 또 일대일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1240억달러(약 140조원)를 추가 투입해 중국과 연계 국가 간 항구·철도·도로·산업단지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국가들이 일대일로 포럼을 장기화, 정례화하자는 건의를 했다”며 “2019년에 제2회 일대일로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 대표 단장으로 참석한 매슈 포틴저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전날 인프라 분야 토론에서 “미국 기업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실현할 능력도, 뜻도 있다”며 “주중 미국대사관에 일대일로 사업의 협력과 조정을 위한 TF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포틴저 보좌관은 또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을 통해 각국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중국이 이 인프라 프로젝트에 해외 민간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은 중국이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대일로 구상을 추진한다고 의심해왔다.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을 위해 장기적으로 1조달러가 넘는 투자를 다짐하면서 미국 기업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이날 보도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일대일로 관련 국가로부터의 장비 수주액이 2014년 4억달러에 그쳤는데 작년 23억달러로 급증했다. GE는 향후 18개월 동안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중국 측이 발주하는 7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터빈과 기타 발전설비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중국은행이 일대일로 관련 사업을 위해 추진하는 3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대일로 사업의 가장 큰 수혜를 중국 기업이 보겠지만 세계 각국에서 장기간 인프라 구축 경험을 축적한 미국 기업에도 적잖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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